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여야는 "돈이 바닥났다"고 아우성이다.

금고가 바닥난지 오래라며 빗발치는 후보들의 실탄지원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위당직자들은 돈에 관한 얘기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민주당 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은 11일 "우리당 계좌 잔고가 "0"이 된지 오래다"라고 엄살이다.

김옥두 사무총장은 한 후보 부인이 찾아와 눈물로 호소하는 바람에 주머니의 비상금까지 톡톡 털어줬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여당이지만 과거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야당도 후보들의 쇄도하는 자금 지원 요청에 난감할 뿐이라고 말한다.

한나라당 서청원 선대본부장은 "당에 돈이 없어 후보 각자가 알아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돈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내부사정은 사뭇 다르다.

수도권 등 경합지역을 중심으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선거자금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판 자금지원으로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은 최근 수도권 경합지역 후보에게 5천만원씩 지원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접전지에는 추가로 3천만~5천만원을 내려보냈다고 한다.

접전지역의 한 후보는 맨 처음 3천만원을 지원받은데 이어 5천만원을 지원받는등 몇차례에 걸쳐 1억원이상의 실탄을 지원받았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도 이달초에 수도권 경합지역에 3천만~5천만원씩 실탄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직자는 선거 국고보조금으로 받은 95억원을 후보기탁금 54억원, 정당연설회 지원경비 11억원, 여타 광고비 등에 써 금고가 바닥났다고 말하지만 초경합지역에는 추가지원이 있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자민련은 전국 1백71개 지역구에 선거운동자금으로 2천만원을 지급한데 이어 후보사퇴나 불출마를 막기 위해 사기진작 차원에서 2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또 충청 경기 강원 경북의 경합지역 10여곳에는 여러차례에 걸쳐 수억원대를 지원했다는 소문도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