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강화한 공시제도가 되레 혼란을 야기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화공약품 수입업체인 삼정신역은 "1월1일부터 4월3일까지 발생한 파생상품(통화선도거래) 미결제약정잔액은 1백5억원이며 이는 자산총액(2백24억원)의 46.7%에 해당한다"고 4일 공시했다.
홍성광 삼정신역 재경팀 과장은 "공시가 나간 후 환투기로 회사가 위험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전화를 1백여통이나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환투기가 아니라 일상적인 영업활동일 뿐이라고 홍 과장은 해명했다.
삼정신역은 화공약품을 수입해 국내에 판뒤 4개월~6개월 후에 대금결제를 하는데 이때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통화선도거래를 한다.
수입할 때보다 낮은 가격에 달러를 매입키로 약정하므로 손해를 볼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환투기는 더더욱 아니라고 강조했다.
삼정신역이 이 공시를 낸 이유는 지난 1일부터 파생상품 거래가 공시대상에 포함됐기 때문.파생상품의 미결제약정이 자산총액의 2% 이상이면 공시대상이 된다.
또 신고내용에 일정한 변동이 생기면 추가공시를 내야한다.
환투기의 규모를 투명하게 알린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따른 통화선도거래가 환투기로 오해받는다면 투명공시의 취지와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증권사 신용금고 등 환투기를 포함한 파생상품 거래가 많은 금융기관들의 경우 공시의무가 면제되는 것과 비교할 때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주용석 기자 hoho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