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24일 공동여당의 포기를 공식 선언, 지난 97년 11월 "DJP 합의"를
모태로 98년 2월부터 가동해 온 공동정권이 2년만에 막을 내렸다.

이한동 총재가 이날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과의 공동정부 운영,
연합공천 등 공조는 더 이상 없다"면서 "16대총선은 자민련 독자적인 힘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해 민주당과의 결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자민련의 이같은 공동여당 포기선언은 민주당의 내각제 강령 제외와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을 계기로 2여 관계가 악화되면서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자민련은 아직도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 "자민련 말살음모"인 동시에
김종필 명예총재를 정치적으로 제거하려는 음모라고 보고있다.

그러나 자민련이 공조파괴의 결심을 굳힌것은 "여도 야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총선에 임할 경우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힘들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이다.

현 상태로 총선을 치루면 텃밭인 충청권은 물론 영남권과 수도권 등
취약지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자민련내 팽배했던게 사실이다.

이에 대응, 한때 수도권 의석확보를 위해 민주당과의 암묵적인 연합공천을
은근히 원했지만 이인제 민주당 선대위원장이 충청권 공략 선언으로 텃밭의
수성마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자민련이 "대 민주당 공세강화->공동정부 철수->보수대연합 추진" 등 3단계
공동정부 철수 시나리오까지 마련해 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민련은 이번 선언을 계기로 총선과정에서 야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대
정부, 대 민주당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자민련 의원들은 "말로만 공동여당이었지 민주당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당해왔다.

이제 자민련이 살 길이 열리게 됐다"며 환영 일색이다.

충청권 표의 결집은 물론 취약지인 영남권과 수도권에서도 최악국면은
벗어났다는 분석도 흘러 나오고있다.

하지만 자민련의 진로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유권자들이 야당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입지가 오히려 좁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따라 자민련은 일단 총선전략상 "공동여당 포기"상태에서 총선을
치른뒤 총선 결과에 따라 민주당과의 공조복원 또는 새로운 형태의 "공조"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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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여 공조 일지 ]

<>96.5.4=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총재 단독회동, DJP 공조 첫 논의

<>97.7.11=한광옥(국민회의) 김용환(자민련)라인, 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
공식 협상 착수

<>97.11.3=DJP 후보단일화 합의

<>97.12.18=15대 대통령 김대중 후보 당선

<>98.2.24=김 당선자, 김종필 국무총리 지명

<>98.2.25=김 대통령 취임

<>99.4.15=DJP 자민련 박태준 총재 국민회의 김영배 총재권한대행 4인회동,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유보 및 공동여당 합당불가 합의

<>99.7.17=DJP 워커힐호텔 회동, 합당논의

<>99.12.19=김 총리, 미국 LA 기자회견서 합당불가 발표

<>2000.1.20=새천년 민주당 창당, 내각제 강령 배제

<>2000.1.24=시민연대, 공천반대 명단에 김종필 명예총재 포함. 자민련
음모론 제기

<>2000.2.24=이한동 총재 기자회견, 공동여당 포기선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