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추적 프로그램이 국내 한 벤처기업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야후 등 세계적인 인터넷 업체가 잇따라 해킹을 당해 인터넷 보안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개발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데이터 복구시스템 전문업체인 파이널데이터(대표 이채홍)는 22일
"해커가 로그파일을 삭제하더라도 추적할 수 있는 해킹추적프로그램을
개발, 곧 국제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로그파일이 남아있을 때만 해커추적이 가능했었다.

이 회사의 해킹 추적프로그램은 IP주소, 활동시간 등 해커에 대한
모든 정보가 로그파일에 저장된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해커가 증거를 없애기 위해 로그파일을 삭제해도 해킹 추적프로그램이
로그파일을 복구, 해커의 정보를 텍스트 문자로 해석해 낸다는 것.

이 프로그램은 서버를 운용하는 유닉스 시스템에서 지워진 데이터를
복구하는 원리를 삭제된 로그파일 복구에 응용한 것이다.

이채홍(35) 사장은 "이 프로그램의 개발로 해커들이 반드시 추적당한다는
위기감을 느껴 해킹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업체는 물론 해외 유수의 인터넷기업들이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변호사의 뇌물제공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이 컴퓨터파일이
지워져 수사가 벽에 부딪쳤을 때 이를 해결해준 것도 파이널데이터의
제품이었다.

파이널데이터는 파괴된 프로그램이나 문서를 윈도상에서 마우스
클릭만으로 간단하게 복구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세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최근 기술표준원이 선정한 "99년 10대 신기술"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나란히 선정되기도 했다.

경기고 2학년때 해운회사 주재원인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남가주대에서 비즈니스&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한 이 사장은 한국의
"컴퓨터 귀재"들과 함께 파괴된 데이터 복구시스템을 개발했었다.

이번에 개발한 해킹 추적프로그램도 이들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02)544-0167

문병환 기자 moon@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