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를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28일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선 시장 실세금리 및 원화가치 상승을 어느정도 용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동안 지나친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가 적정 환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재계의 의견과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본유출입의 증가로 통화정책의 실효성이 줄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을 예방할 수 있는 금리 및 환율 정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상승압력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방안으로 콜금리의 점진적 인상과
원화가치 상승을 제시했다.

원화가치 상승을 용인할 경우 경상수지흑자 규모가 줄 수 있지만 경기과열을
막아 인플레이션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좌 원장은정부가 채권 수급에 대한 개입을 줄여 장기 금리가
하루속히 시장 실세를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거시경제모형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금리 0.5%포인트
상승과 환율 2.5% 절상을 병행할 경우 내년도 성장률과 물가는 당초 전망에
비해 0.4%포인트씩 낮아진 6.3%, 2.2%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좌 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헌법에 중소기업 보호
육성과 농어민의 이익 보호 및 수출장려 등 자유시장원칙에 어긋나는 조항이
있는 만큼 이의 개정을 추진하는 작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