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 콘덴서용 알루미늄 케이스 생산업체인 광주 하남전자는 비상노사대책
위원회를 만들었다.
IMF 위기로 환율이 급등,원자재 수입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비상노사대책위는 4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98년 1월 10일 "IMF 위기극복을
위한 건의문"을 사장에게 전달했다.
대책위는 건의문을 통해 97년 목표달성 성과급과 98년 상여금, 연구활동비
등을 반납키로 했다.
노조는 한발 더 나아가 98년 임금교섭을 회사측에 일임했다.
직원들의 상여금 반납으로 원자재가 제때 들어온 것은 물론이다.
사측은 직원들의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 상여금과 성과급 반납분을 98년 6월
말까지 지급키로 하고 이 약속을 지켰다.
올들어 경영사정이 나아지자 임금교섭을 아예 노측에 맡기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경영위기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며 상여금은 동결,
기본급은 8% 인상하는 선에서 "자제"를 보였다.
하남전자 노사가 이같이 상호신뢰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투명경영을
실천해온 회사측의 노력 때문이다.
회사측은 매월 한번씩 경영실적을 공개하고 3개월마다 경영전반에 대해
설명한다.
각 팀은 매월, 부서는 3개월 마다 "사랑의 대화" 시간을 갖고 근로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구내식당에 의견 제안표를 부착, 이행여부를 수시로 체크한다.
매달 2백건 정도의 아이디어가 접수되는 등 제안제도가 크게 활성화돼있다.
중소기업이지만 복지제도는 여느 대기업 못지 않다.
각종 취미.써클 활동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매년 2번 사원 직접투표
를 통해 선출된 모범사원에게 해외여행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하남전자는 국내시장의 55%, 전세계 시장의 13%를 점유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일본업체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1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첨단산업 분야에 적극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광주=이건호 기자 leekh@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