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한국 등 중공업 3사가 추진해온 발전설비 및 선박엔진 빅딜
(대규모 사업교환) 협상이 타결됐다.

이로써 5대그룹간 7개업종 빅딜은 현대와 삼성간 유화부문 빅딜을 제외하고
모두 마무리됐으며 한중민영화도 빠르게 진전될 전망이다.

9일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전설비 및 선박엔진 빅딜이 최종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에앞서 박세용 현대구조조정위원장,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장, 윤영석
한국중공업 사장은 이날 아침 서울 조선호텔에서 정덕구 산업자원부 장관,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의 중재로 주요 쟁점에 합의했다.

3사는 올해말까지 정산 절차 등 후속절차를 매듭짓기로 했다.


<>타결내용 =현대와 삼성은 발전설비를 모두 한국중공업으로 이관키로
했으며 한국중공업과 삼성은 60대 40의 비율로 선박엔진 회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현대와 삼성은 DCF(미래현금흐름할인)방식으로 산정된 가격에 발전설비를
이관키로 했으나 합의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삼성은 200년 1월부터 향후 10년간, 현대는 현재 진행중인 발전설비
프로젝트를 완료한 시점으로부터 10년간 발전사업 분야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현대는 울산공장의 발전전용설비를 한중에 넘기고 사업권을 포기했다.

범용설비와 공장부지, 인력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또 삼성은 발전설비(보일러부분)를 한중에 양도하되 선박엔진의 경우 한중에
양도하지 않고 별도 설립되는 선박엔 진단일회사에 넘기기로 했다.

한중과 삼성은 각각의 선박엔진설비를 별도법인에 임대해주는 형식으로
단일법인을 운영하면서 연차적으로 설비를 양도하기로 했다.

한편 한중민영화 때 현대가 낙찰받지 못할 경우 한중지분 최대 20%를
현대측에 넘겨주기로 한 지난해 12월 한중-현대간의 계약은 무효화하기로
했다.

당초 99년 6월말까지 한중민영화가 끝날 경우에만 이 계약이 유효하도록
조건이 붙어있었다.

<>예정과 달라진 부분 =현대는 당초 사업과 자산, 인력을 모두 한중에
이관키로 했다가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의 부지내에 다른 회사(한중)가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없다고 반대, 시설을 뜯어 한중으로 옮기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으로서는 이로써 필요한 설비만 인수, 부담을 줄이게 됐다.

삼성은 선박엔진을 한중에 넘겼다가 선박엔진단일법인에 참여하는 경우
당장 조선수주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 5년 동안의 시간을 두고 설비를
선박엔진 별도법인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 한중으로서도 선박용엔진 자산을 인수할 때 취득세 등록세 등 부담이
있어 직접 선박엔진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안에 합의했다.


<>한중민영화 =발전설비 빅딜타결로 한중 민영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하명근 자본재산업국장은 "12월중 한국중공업 매각공고를 내는 등
한중 민영화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각공고에는 응찰자격과 입찰일정 등을 제시한 뒤 내년 1월쯤
입찰서류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한중 민영화를 끝낸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채자영 기자 jychai@ked.co.kr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