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경북 문경에서 발생한 공군 F-5F(국산 제공호) 전투기
추락사고의 원인은 물이 다량(95%) 함유된 항공유를 주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 당국은 25일 비행기 연료탱크의 상당부분이 제트유 대신 물로
채워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사고원인 조사결과를 밝혔다.

추락한 전투기는 지난 9월14일 오후 6시37분20초 경북 예천비행장을
이륙한 후 3분57초만에 추락했었다.

당시 사고 전투기는 내부탱크의 연료를 사용하는 지상 엔진테스트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륙 직후 외부 탱크의 연료로
전환하면서 엔진 작동이 멈춰 추락했다.

공군은 추락 전투기에 부착됐던 외부연료탱크에는 SK대덕연구소에서
조사분석때 불을 붙여도 붙지 않을 정도로 물 성분이 많은 연료가 담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사고이후 예천 16전투비행단 기지내 유류저장탱크(POL)를 조사한
결과, 5만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연료탱크(직경 37m) 밑부분 60cm 정도가
물로 차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지난 81년 준공한 유류저장탱크의 부실시공과 노후화로 지하수가
탱크 속으로 집중 유입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매일 실시해야 하는 연료 성분분석을 실시하지 않았고 탱크에서
급유대로 연결되는 라인의 여과기와 유조차량의 여과기가 모두 기능을
상실하는 등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냈다.

당시 사고로 인해 전투기 부조종사 박정수(27) 대위가 숨지고 조종사
김영광(32)대위는 낙하산으로 비상 탈출했으나 중상을 입었다.

50억원 상당의 기체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 왕의산 중턱에 추락했다.

한편 공군은 이 사고와 관련,해당 비행단장 김모 준장과 보급창장 김모
대령을 보직해임했으며 사고 관련자 4명은 군검찰에서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유택 기자 changyt@ 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