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명예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서해안공단 조성과
금강산관광개발사업 확대에 합의함에 따라 현대의 대북사업 행보에 한층
가속이 붙게 됐다.

특히 김 위원장이 "서해안 배후도시에 건설될 근로자 숙소를 미리 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경제특구 공단사업"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자
현대는 드디어 본격적인 남북경협사업이 가능해졌다며 매우 고무된 분위기다.

금강산사업도 관광단계에서 개발단계로 넘어간다는 구상이다.

현대는 이 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소요되는만큼 곧 해외 로드쇼(투자설명회)
에 나서 외자를 적극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 서해안공단 =정 명예회장과 김용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은 서해안공단 조성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민족적 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인 위치와 규모를 확정짓지는 못했으나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사업의 계획을 추인받아 사업추진의 기본계획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큰 변수가 없는한 위치나 규모도 현대가 구상하고 있는대로 해주
남쪽 강령군과 2천만평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는 평양에 머물고 있는 실무협상단이 돌아오는대로 제반 문제를 재검토
해 곧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북한에 보내 늦어도 11월까지는 사업계획을
확정짓기로 했다.

양측이 이 사업계획에 합의하면 내년초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는게 정몽헌
현대 회장의 설명이다.

우선 1백만평 규모의 1공단에서는 착공후 1년내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
이다.

자재나 인력 수송은 육로를 이용할 것을 제의해 놓았다.

공단은 경제특구 형태다.

경제특구란 특정지역을 외국기업에 개방하고 다양한 우대조치를 통해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되는게 일반적이나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특구는 아직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없다.

<> 금강산관광 및 개발사업 =앞으로 연간 50만명 이상이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건설중인 온천장 부두시설 장전항내의 위락시설 건설을 앞당기기로
했다.

지연돼온 외국인 관광도 이달중 시작할 수 있게 됐으며 금강산려관(호텔)을
현대가 임대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금으로 지급하던 관광사업대가는 부분적으로 현물로 지급키로 했다.

30년간 독점사용권을 받지는 못했지만 정 회장은 이달중 발급받기로 약속
받았다고 설명했다.

<> 체육관 건설사업 =이번에 착공한 "평양 아산 정주영 실내체육관" 건설
에는 2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지만 6개월을 앞당기기로 했다.

이 공사를 위해 평양에 머물 25~40명의 현대 직원을 위해 현지에 생활단지
를 만들어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평양-서울간 직통전화와 팩시밀리의 가설문제도 협의했다.

<> 통신 등 기타사업 =평양내 통신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여기에는 유.무선 통신사업이 모두 포함된다.

북측 농구단이 오는 12월 서울을 방문해 경기를 갖기로 했으며 체육관
완공전이라도 농구 뿐만 아니라 민속경기를 포함한 각종 실내경기 교류를
정기적으로 갖기로 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현대-북한 합의 및 협의 사항 ]

<> 합의사항

- 서해안 공단 사업 합의서 체결
- 김용순 아태위원장 및 아태관계자의 현대 방문
- 북한 농구단 12월 서울에서 경기
- 농구경기 교류 및 기술/자재/정보 교류
- 외국인 및 해외동포의 금강산 관광 즉시 시행
- 금강산 기간보장서 곧 발급 약속
- 금강산내 관광지역 확대. 연간 50만명 이상 수용 가능 시설 확충
- 현재 건설중인 온천장, 부두시설, 장전항내 위락시설 건설 촉진
- 온정리 금강산여관 임대, 내부수리후 현대가 사용 및 운영

<> 협의사항

- 현대직원 평양체류 위한 생활단지 및 아파트 건설문제 협의
- 평양-서울간 직통전화, 팩시밀리 가설문제 협의

<> 검토사항

- 체육관 건설 공기 2년을 1년6개월로 단축 검토
- 평양내 통신사업에 참여, 통신시설 건설운영방안 검토

<> 현대측 제안사항

- 관광사업 대가로 현금 이외 부분적인 현물 지급 요청
- 체육관 건설 및 공단사업 소요 자재및 인력의 육로 이용 제안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