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정부가 60억 달러에 달하는 외채에 대해 25일 사실상 디폴트
(대외채무상환불이행)를 선언했다.

자밀 마후아드 에콰도르 대통령은 25일 TV 연설에서 "오는 30일로 만기가
돌아오는 9천6백만 달러의 브래디 채권에 대해 채무상환을 연기하는 것 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마후아드 대통령은 채무상환을 30일간 연기하고 60억 달러의 브래디 채권
전체를 새로운 무담보채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달께 채권자들에게 제안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에콰도르는 현재 국내총생산(1백55억 달러)보다 많은 1백63억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중 외채가 1백33억 달러를 차지, 남미국중 가장 심한
외채부담을 안고 있다.

외채중 60억 달러가 브래디 채권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에콰도르가 1천2백만명의 인구를 가진 소국이어서 이번
디폴트 선언의 여파가 지난1월 브라질 위기 때처럼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 등은 에콰도르가 브래디 채권 발행국으로는 처음으로
디폴트를 선언, 앞으로 다른 브래디 채권국들의 디폴트 선언이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앞으로 만약 에콰도르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측과의 협상에서
실패한다면 인근에도 영향을 끼쳐 <>신인도 동반하락->금융비용증가
->외채부담증가와->투자자 이탈증가 등의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디폴트 선언후 에콰도르 국채 가격은 전날보다 3.9%가 떨어졌으며
지난 20일 32.7%를 나타냈던 수익률도 33.8%까지 치솟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다른 남미국가들의 증시도 대부분 내림세를
면치못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번 디폴트가 민간 채권자들도 위기국 구제과정에서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IMF측의 암묵적 묵인 아래 발표됐다고 전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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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브래디 채권

=지난 80년대 중반 미국 재무장관이었던 니콜라스 브래디가 중남미 외채
위기국의 채무부담을 덜어주고 이들 국가의 자금조달 길을 열어주기 위해
고안한 채권.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에콰도르등 중남미 13개국이 총 1천9백억달러어치를
발행했다.

중남미 국가 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도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