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근 회장 약력 ]

<>41년 전남 순천 출생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각막은행장
<>경희대 아.태 국제대학원이사
<>(사)사랑의 친구들 이사겸 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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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 회장"과 "대학교 이사장".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역할을 부영 이중근회장(58)이 동시에 맡았다.

중견업체이면서도 지난해 주택공급실적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던 이회장은
건국대의 요청을 받아 최근 제20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주택건설 못지않게 평소 장학사업과 육영사업을 열심히 해 왔다.

전혀 다른 분야의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해 나가기가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팔잔가 보죠"라며 너털 웃는다.

이 회장이 육영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60년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탓에
학업을 중단했다.

졸업장을 받은 것은 입학 37년만인 97년이었다.

"지식은 형태가 없고 도난당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높다"는
게 장학사업에 대한 이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지금도 고려대 정책대학원 야간반에 등록, 배움의 길을 계속 걷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지어서 무상기증한 학교와 기숙사만도 18개에 이른다.

지난 91년 순천 부영 초등학교를 신축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목포 부영초등
학교, 여천 부영여고 등을 건립해 기증했다.

전주고.강릉상고.경희대 용인캠퍼스 기숙사 등도 그가 지어줬다.

지난 10일엔 천안목천초등학교 신축기증식을 가졌다.

이 회장은 산학협동차원에서 "건설특화대학"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3년간 이론을 배운 뒤 나머지 1년은 OJT(On The Job Training) 형태로 현장
근무를 시키면 우수한 건설인력이 양성되고 업계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경기도 남양주 도농동에 짓고 있는 E그린타운 등이 분양호조를 보여 잘
나가고 있지만 지난해엔 자금압박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선 좋지 않은 소문이 돌았다.

"당시는 건설업계 사정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경기형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임대주택을 많이 지었기 때문에 고정적인 임대 수입이
있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회장은 ''세발자젖거론''이라는 독특한 경영 철학을 갖고있다.

두발자전거보다 느리긴 하지만 결코 넘어지지 않는 세발자전거처럼,
안정적이고 내실있는 경영을 한다는 생각이다.

이같은 경영철학은 지난 70년대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킬 정도로 탄탄하게
키웠던 우진건설을 무리한 중동진출로 도산시킨 쓰라린 경험에서 체득한
것이다.

30년동안 건설업에만 매진해 온 그는 환경친화적이면서 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완비된 자족형 주거단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요즘 주택들은 화려한 마감재를 써 눈길을 끄는데만 치중하고
있다"며 "겉치레보다는 편리한 단지설계와 튼튼한 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회장은 정부의 주택경기활성화 정책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건설업체에
지원하는 공급자금융을 좀 더 확대해 주기를 희망했다.

그는 "가진 재주가 많지 않아 앞으로도 건설업 외길을 걸을 생각"이라면서도
"장학사업과 육영사업에도 변함없이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 백광엽 기자 kecore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