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6일 김대중 대통령이 천명한 재벌개혁 방침에 대해 재벌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방법론에 있어서는 정부주도가
아닌 기업 스스로의 구조조정 등 변신 노력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
했다.

한나라당은 현정부 출범 이후 이뤄져온 구조조정 및 기업 퇴출 작업이
"시장의 자율"이 거의 무시된채 정부주도로 이뤄져 당초 취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당 정책위가 이날 김 대통령의 8.15 경축사 분석자료에서 "내용적으로는
대통령이 밝힌 대로 가야 할 것이지만 강제적, 비시장적으로 추진될 경우
적잖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김 대통령의 재벌개혁 방침 천명이 우리 경제의 장래보다는
개혁정책의 가시적인 결과를 중시하는 와중에서 강제적이고 "형식적인"
재벌해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정창화 사무총장은 현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해 "''마녀사냥식''으로 재벌을 해체하려 한다"고 주장
했고 상당수 참석자들도 "사회주의적인 시각" 등의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불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얘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너무 좌경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발언도 있었다고 이사철 대변인은 전했다.

정부의 재벌개혁방향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하는 시각이 흘러 나왔다는
얘기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