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 키보드, 투명 키보드, 인터넷 전용키보드, 무선 키보드.

컴퓨터 키보드 전문업체인 BTC정보통신(대표 신영현)이 생산하는 특수
키보드들이다.

지문인식 키보드는 생체인식기술(Biometrics)을 이용한 차세대 키보드.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보안사업에 이용될 수 있어 시장전망이 밝은 제품이다.

지난해 11월에 개발을 완료하고 이달말부터 본격 생산한다.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 키보드는 지난달 개발을 마쳐 역시 이달말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이 회사가 이런 특수 키보드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창사초기 일반 키보드만을 생산했을 때 키보드는 개당 가격이 8만원씩 하는
값비싼 제품이었다.

그러나 키보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가격도 떨어져 1~2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일반 키보드만으론 더이상 고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제품을 다양화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지난 94년 멀티 키보드를 시작으로 특수 키보드를 하나 둘 개발했다.

현재까지 개발한 특수 키보드는 모두 10여가지.

이들 특수 키보드는 개당 가격이 일반 키보드에 비해 8배에서 최고 30배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신영현(46) 사장은 아직까진 특수 키보드가 전체 매출에서 20%정도
차지하지만 몇년내에 고수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의 회사경영 원칙은 "정직"이다.

그가 정직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여기게 된 것은 91년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다.

힐튼호텔 래플스 클럽.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의 부사장과 협상을 하고
있었다.

그 회사가 제시한 조건은 연 90만개의 키보드를 납품해 달라는 것.

그러면서묻는 말이 BTC정보통신의 생산규모였다.

신 사장은 계약을 꼭 따내야겠다는 생각에 월 40만개라고 말해버렸다.

그게 실수였다.

사흘뒤에 만난 부사장은 월 10만개의 생산규모를 앞으로 어떻게 늘릴거냐고
물어왔다.

당연히 계약도 무산됐다.

이 일을 겪고 나서 신 사장에게는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언제나 누구앞에서나 사실만을 말하게 된 것이다.

신 사장은 "한번 거래하고 마는 고객들이 아니기 때문에 늘 정직하게
사업을 하고 있다"며 "그 순간엔 어려울지 몰라도 결국 고객들이 알아준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79년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금성사에 입사했다.

87년 대상기업이라는 무역회사를 차리고 키보드와 컴퓨터를 수입했다.

88년엔 세계적인 컴퓨터 주변기기업체인 대만 BTC와 합작으로 BTC정보통신을
설립했다.

초기엔 대만산 키보드를 수입하면서 조금씩 자체 생산도 시도했다.

91년 독자적인 생산시설을 갖춰 처음부터 해외시장에 주목하고 수출에
주력했다.

그 결과 92년 1백만달러 수출탑,93년 1천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97년엔 코스닥에 등록했다.

올해 안에 월 1백만대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지난달엔 인터넷 솔루션 벤처기업 폴리픽스를 인수했다.

폴리픽스는 지난 97년 7월 설립된 컴퓨터텔레포니(CTI)와 인터넷텔레포니
(ITI)분야 전문 벤처기업이다.

신 사장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그동안 준비해 왔던 인터넷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인터넷 콜센터 등 전자상거래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032)580-5800

< 장경영 기자 long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