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경제팀에 "서머스시대"가 개막됐다.

서머스는 2일 사임한 로버트 루빈에 이어 제71대 미 재무장관에 취임했다.

이에앞서 미국 상원은 1일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 인준안을 97대2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상원은 "서머스가 빼어난 경력의 소유자이며 재무위원회에서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았다"고 격려했다.

이에 서머스는 "루빈의 뒤를 이어 시장친화적인 경제운용과 강한 달러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재정원칙을 토대로 한 경제계획, 생활수준향상, 글로벌 금융시스템 강화,
효율적인 금융체제 구축, 재무부 결속강화 등을 5대 주요추진사항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서머스가 각계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보기드문 성공을 이뤘던 루빈의 경제정책을 원만히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이란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서머스가 휼륭한 재무장관으로 남기는 쉽지 않을 것"
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임자인 루빈이 알렉산더 해밀턴(초대재무장관)이래 가장 뛰어난 장관
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웬만해서는 루빈의 그늘에 가리게 되기 때문이다.

임기가 18개월에 불과하다는 점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정책을 펴기엔 넉넉치 못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은행개혁법안 처리문제를 놓고 그린스펀(FRB의장)과 의회를 설득시켜야
하는 점도 과제다.

서머스가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과 방향을 점검한다.


<>강한 달러정책 =지난 87년 서머스는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할 때 "달러는
약해져야 한다"는 논문을 쓴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 서머스는 달러가치는 선진국간 경제 펀더멘틀(기초체력)에
맞춰 "지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 독일경제가 좋지 못함으로 강달러를 주장한 셈이다.

수입가격을 낮춰 인플레를 억제하고 외국투자가들의 미국내 자산가치를
보전한다는 차원에서 강한 달러를 지지한다고 누차에 걸쳐 밝혀왔다.


<>사회보장정책 =서머스는 클린턴 행정부의 사회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데
크게 활약했다.

최근 미 정부는 올해 재정흑자가 당초 예상보다 2백억달러가 많은
9백9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를 사회보장제도의 강화와
국채상환에 쓰겠다고 밝힌 바있다.

클린턴에게 이같은 방향을 정해준 사람이 바로 서머스로 알려져 있다.

퇴직자를 위한 사회보장확대를 위해 일정 흑자분을 투자신탁에 넣도록
권고했다.


<>국제금융정책 =서머스는 세계금융시장이 불안했던 2-3년동안 "해결사"로
활약했다.

비록 신흥시장이 안정을 찾았지만 "미래위기"를 예방할 만한 국제금융시스템
이 갖춰지진 않았다.

때문에 서머스는 위기국가들을 향해 투명한 자금운용과 금융구조개혁을
보다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 관건이다.

< 박재림 기자 tr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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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머스 누구인가 ]

로렌스 서머스(44)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국제경제전문가다.

유태계인 그는 약관 28세에 하버드대 정교수가 될 만큼 명석한 두뇌를
지녔다.

세계은행에서 일하다 재무부에 입성, 2년간의 차관생활을 거쳤다.

95년 8월 부장관에 올라 "준비된 재무장관"이란 소리를 들어왔다.

부모 양가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있을 만큼 집안이 화려하다.

4년간 루빈과 호흡을 맞춰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겠지만 성격은 루빈과
달리 급하고 직선적이며 거만하다는 일부의 평가도 있다.

세계은행 부총재 시절 "제3세계에 폐기물을 버려도 무방하다"는 서류에
사인을 한 사실이 드러나 환경론자인 고어 부통령이 그의 백악관 국가경제
회의(NEC)의장취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취미는 테니스.

부인 빅토리아 여사와 사이에 쌍둥이 딸과 아들을 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