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책을 너무 많이 읽어 고민이예요. 오나 가나 책밖에 몰라요.
친척집에 놀러 가서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는 않고 혼자 책만 읽어 민망할
정도예요"

행복한 고민이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분명 좋은 징조다.

영재의 싹이 보인다고 할수 있다.

그 책이 설사 만화책이라도 괜찮다.

주변엔 이런 애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의 재능을 살려주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영재들을 상담하면서 발견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그들이 책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영재들은 대부분 독서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만으로 영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독서를 통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르게 하는게 영재교육의
첫걸음이다.

아이에게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주려면 책을 읽게한 뒤 내용에 대해 부모가
같이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게 효과적이다.

자신의 의견을 똑바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논리적
판단과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케네디가문이 "케네디왕조"라고 불릴 만큼 훌륭한 가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J F 케네디의 어머니 로즈 여사가 저녁식사 시간을 토론시간으로
활용하는 교육방법을 썼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책의 내용에 대해 단순히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다.

"확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게 좋다.

예를 들면 신데렐라를 읽은 아이에게 "신데렐라가 신고 있는 구두는 어떤
구두였니" 또는 "신데렐라는 몇시까지 집에 돌아와야 했니"라는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신 "만약 네가 신데렐라라면 파티에 가기 위해 어떻게 했겠니" 또는
"만약에 유리구두의 주인공을 찾지 못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등의 질문을 해 한 가지 답이 아닌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게
효과적이다.

이야기의 절반 정도만 읽고 결말을 추리해보도록 하거나 이야기의 클라이
맥스 부분을 다시 꾸며 보도록 하는 것도 권할만하다.

< 문정화 재능대 아동교육상담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