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젊은 피 수혈론"과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는 청년단체 내에서
균열조짐이 보이고 있다.

세대 통합과 당파성,정통성을 강조하는 측과 이른바 "386 세대"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모색하는 세력간 이념적 차이가 갈등의 원인이다.

김민석 국민회의 의원이 주도하는 "젊은 한국"은 정치권 내부 인사 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까지 포함해 386세대를 대표하는 정치 결사체를 목표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젊은 한국에 참여했던 일부 인사들이 기존 정치권 인사들을 포함한
범민주 진영과의 통합이 더욱 중요하다며 젊은 한국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
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당초 젊은 한국에 참여했던 김현수
국회의원 보좌관, 윤호중 국민회의 부대변인, 구해우 전기조위부위원장
등이다.

이들은 오는 7월께 가칭 "국민정치 청년포럼"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박동규 민화협 부대변인, 이영동 민화협 연수국장, 장영환 국민회의
개혁추진위 부장, 홍만희 민화협 조직국장, 유용하 국민회의 홍보기획국장,
김현미 국민회의 부대변인 등도 이들과 적극적으로 행보를 같이하고 있다.

청년포럼 결성을 추진하는 인사들은 젊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통성과
당파성을 강조하고 있다.

젊은 한국은 386세대 가운데 비교적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전문가들을
폭넓게 영입했다.

서편제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오정해씨와 KBS 아나운서 김병찬씨 등이 대표적
인 예다.

그러나 청년포럼의 경우 "신선한 이미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전문성을 갖췄다 하더라도 당파성이 없다면 곤란하다는 것.

또 당장 독자적으로 정치세력화 하기 보다는 우선 현 정부의 개혁에 일조
하면서 장기적으로 역량을 키워 나가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같은 내부의 갈등 양상과는 관계없이 젊은 한국은 세력 확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젊은 한국은 15,16일 이틀간 제주도에서 제2차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어
향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이 회의에는 원희룡 변호사, 이강진 서울시의원, 최동규 국민회의 지방자치
국장 등 부회장단과 운영위원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향후 월례포럼을 활성화하고 전국의 중소도시를 방문하는 한편 시민단체
간부나 청년운동가 등과 잇따라 간담회를 가져 젊은층 영입을 가속화할 방침
이다.

청년단체 내부의 분열 조짐은 이념적 차이에 따른 것이지만 "주도권 다툼"
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젊은 한국이 김민석 의원에 의해 주도되면서 당초 목표와는 달리 김 의원의
"사조직화"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고 이에 따라 "분가" 움직임
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청년단체의 분화는 다양한 정치세력들의 경쟁으로 청년세대의 정계진출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그러나 주도권 쟁탈과 같은 기성 정치권의 "구태"가 새로운 정치를 지향
한다는 청년단체 내에서도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받고 있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