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상 최악의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11일 밤 11시 5분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 만민중앙 성결교회 신도 2천여명이
서울 여의도 MBC에 몰려와 이중 3백여명이 방송사 주조정실을 점거, 방영중
이던 PD수첩 "이단 파문, 이재록 목사!" 편을 실력으로 중단시켰다.

국내 방송사상 기술적인 사고가 아닌 외부인의 집단행동에 의해 방송이
중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신도들은 이날 밤 10시 30분께 수 십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MBC앞에
집결, 곧바로 주조정실로 난입했다.

이 과정에서 청원경찰이 막았으나 역부족이었고 신도들은 집단으로 주조정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근무중이던 기술부 김재균 차장을 폭행하고 최종 송출
스위치를 내렸다.

이 사태로 PD수첩이 다섯차례나 중단되면서 "자연 다규먼터리"가 대신
방영됐다.

신도들은 "MBC의 PD수첩은 조작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날 PD수첩은 헌금강요, 안수기도에 의한 병치료, 이 목사의 신격화 등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만민중앙 성결교회측은 PD수첩 방영에 앞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기각당하자 실력행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이 목사의 종말론과 내세관,
개인신격화 등을 이단이라고 규정했었다.

이날 MBC 방송사고는 "국가 주요시설"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에서 보안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