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여행티켓을 드립니다"

"두달간 매일 자동차 1대씩이 공짜로"

"집없는 서민이 아파트를 마련할 절호의 기회"

한국은 지금 경품천국이다.

백화점 외식업체 일반제조업체 등 대기업은 물론 동네 구멍가게까지 갖가지
경품으로 고객을 유혹한다.

억대를 넘는 아파트와 외제자동차까지 등장해 어지간한 경품은 명함도
못내민다.

경품 경쟁은 원래 불황일수록, 판촉싸움이 치열할수록 기승을 부린다.

평상시 월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A백화점은 지난 봄세일때 6억원을
경품비용으로 썼다.

그결과 매출이 1백30억원으로 30%나 늘어났다.

그러나 비명은 수지타산을 하며 터져나왔다.

백화점의 순익율은 현재 2% 내외다.

1백30억원의 매출에 순익은 2억6천만원이라는 뜻.

그런데 경품비용으로 6억원을 썼으니 결국 3억4천만원의 보이지않는
"로스(손실)"가 난 것이다.

소비자들도 "공짜"를 얻었다고 좋아할 필요가 없다.

경품비용은 어느순간 가격인상 등으로 슬며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럼 백화점들은 왜 손해만 나는 경품전쟁을 되풀이하는 것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기싸움" 때문이라고 표현한다.

세일때 한번 손님을 뺐기면 후유증이 한, 두달은 가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한다는 설명이다.

경품은 가격할인경쟁의 변형된 형태다.

적당히 쓰면 약이 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결국 시장점유율이 가장 큰 선두업체가
맡아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