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계동의 현대종합상사 본사 사무실.

인터넷 무역시스템을 총괄관리하는 정보기술부 장영철 대리의 PC모니터에
버뮤다의 한 선주로부터 전자우편이 날아들었다.

편지 제목은 "번하드 호의 수리 요청서" 2만2백47t(DWT)급 컨테이너 선의
수리를 요청한다는 내용으로 번하드 호의 방대한 수리사양서가 첨부돼
있었다.

또 이달중 수리가 필요하니 긴급히 연락을 바라고 연락이 올때까지
중국 칭다오(청도)에 정박해 있겠다는 내용도 덧붙여져 있었다.

장 대리는 이 전자우편을 즉각 선박본부 선박3팀 관리자에 인터넷으로
보냈고, 연락을 받은 선박3팀은 선주측이 보내온 수리사양서를 수리조선업체
인 현대미포조선에 역시 인터넷을 이용해 제시했다.

중국에 위치한 선주로부터 인콰리어리를 받아 현대미포조선에 사양서를
보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현대미포조선은 사양서를 검토한후 자세한 견적서를 현대종합상사에
인터넷으로 보냈으며 상사는 이 견적서를 번하드 호 선주측에 제시했다.

현대종합상사는 20만달러에 달하는 고액거래가 서로 얼굴도 보지않고
인터넷으로 성사될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초조한 가운데 1주일이 흐른 지난 15일.

번하드 호 선주는 좋다는 연락을 해왔다.

현대종합상사는 번하드 호 선주와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으며 다시
현대미포조선과 수리를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평균 한달이상 걸리던 수리조선 계약이 단 일주일만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선박본부 직원들은 쾌재를 불렀다.

이 사실은 즉시 정재관 사장에게 보고됐으며 정사장으로부터 인터넷을
영업에 적극 활용하라는 격려도 받았다.

인터넷을 통한 이번 수주는 지난해 12월 현대종합상사가 홈페이지에
인터넷 무역시스템을 개설한이래 계약까지 연결된 첫 사례였다.

현대미포조선은 21일부터 공사에 들어가 번하드 호의 주엔진및 보조기간,
연료탱크를 비롯한 각종 탱크를 수리하고 페인트칠을 새로 해 이달말 선주에
배를 인도하게 된다.

현대종합상사 선박본부장인 조태연 전무는 "선주가 현대종합상사 인터넷
무역시스템에 제시돼있는 현대의 수리선 공사실적을 보고 인콰이어리를
보내온 것이 수주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인터넷 위력을 실감할수
있었다"고 밝혔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