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쿠데타"

탄핵안을 기어이 통과시킨 공화당을 비난하는 민주당의 표현이다.

그러나 전체 국면은 아직 엎치락 뒤치락이다.

밥 리빙스턴 하원의장 내정자의 혼외정사와 사임소식은 반전과 반전의
백미를 장식했다.

어떻든 클린턴은 아직 건재하고 공화당 하원의장은 두명째 물러났다.

리빙스턴의 사임 발표는 존슨 케네디 아이젠하워등 역대대통령, 심지어
국부로 추앙 받는 토마스 제퍼슨까지도 성추문에서 자유로운 신분이
아니었다는 얘기가 나온 뒤끝이어서 워싱턴 시민들은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사람들 입에서는 누가 누구를 질책하겠느냐는 소리가 거침없이 튀어나오는
정도다.

"원칙은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미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과유불급 또한
귀기울일 만한 금언임에 틀림없다.

요즈음 미 의회가 벌이는 촌극을 보고 있노라면 워싱턴은 덩치만 컷지
정신연령이 낮은 도시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느낀다"고 말한 존스홉킨스
대 노교수의 얘기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정치권의 당리당략(partisanship)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도 경제실정의 책임을 묻는다는 명분아래 청문회라는 이름의
마녀사냥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이나 금융부문등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려는 지난 정부의
발목을 사사건건 잡고 늘어진 것은 다른 아닌 현정부의 지도부였다.

"죄없는 사람 먼저 돌을 던지라"는 성경구절은 미국에만 적용되는 교훈은
아니다.

양봉진 < 워싱턴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