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제휴선의 합병에 따라 추진돼 오던 삼일과 세동회계법인의 합병 계획
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따라 세동은 새로운 외국 제휴선을 물색하거나 독자생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려 회계사 업계에 적잖은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김익래 세동회계법인 대표이사는 28일 "삼일회계법인과의 합병협상이 양측
의 입장차이로 무산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제휴선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의 최종결정이 남아
있지만 삼일이 합병을 거부하고 있어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설명
했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도 "세동이 수용하기 어려운 합병조건을 요구해 내부적
으로 합병불가 방침을 확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측의 기업문화가 판이한데다 규모가 작은 세동이 무리하게 대등
합병을 요구해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세동과 삼일은 외국 제휴선이던 프라이스워터하우스(PW)와 쿠퍼스 앤드
라이브랜드(C&L)가 지난 7월1일 합병함에 따라 연내 합병을 목표로 협상을
벌여왔다.

삼일은 지난 7월 세동과의 합병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기업문화가 비슷한
안진회계법인(아더앤더슨과 제휴중)과 합병을 논의하는 등 외국 제휴선 교체
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PwC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국내 회계시장에서의 입지약화를 우려한 PwC가 삼일과 세동의
합병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삼일과는 제휴관계를 계속 유지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연말께 PwC와의 제휴관계가 정리될 것으로 보이는 세동은 국내 회계
사업계에서 입지 약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세동 관계자는 "외국 빅5와 손잡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경여진단 수임
등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만큼 빅5와 제휴하고 있는 국내 회계법인과 합병
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빅5에 꼽히는 외국 회계법인과 제휴한 국내 회계법인은 삼일외에 안건
안진 산동 영화회계법인 등이 있다.

한편 지난주 PwC의 짐 클라크 부회장과 피터 프랭크 부회장이 방한해 삼일과
세동의 합병 중재에 나섰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