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강릉지방 수은주가 33.8도까지 치솟은데 이어 7일에는 마산
지방이 33.1도, 서울 30.3도를 나타내는 등 전국 대부분의 지방이 마치
한여름을 만난 것처럼 30도 안팎을 기록했다.
8일 경남 산청지방 수은주가 33.1도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 포항지방이
31.7도, 대구 32.6도를 나타냈다.
최근 늦더위가 이상현상이라는 것은 지난 30년간의 평균기온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30년간 평균기온은 <>산청 27.1도 <>포항 26.2도 <>대구 27.6도
<>강릉 25.6도 <>마산 27.3도 <>서울 27.9도.
이는 최근의 기온이 산청지방의 경우 예년보다 무려 6도가량 높고 대구는
5도가량 수은주가 더 올라갔음을 보여준다.
강릉지방의 경우 예년보다 무려 8도 가량 높고 마산은 6도 이상, 서울은
4도 가량 수은주가 더 올라갔음을 보여준다.
기상청은 이런 늦더위가 적어도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찬이슬이 내리고 기러기가 찾아온다는 백로를 즈음한 이때에 이상고온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중국대륙 남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고기압이 고온다습한 해양성 공기를
남서풍에 실어 한반도로 계속 유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긴팔 옷을 준비해둔 도시민들이야 무더위가 불쾌지수를 높이는 불청객으로
느끼겠지만 농민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기상이변이 심했던 올해 농작물 생장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8월 내내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뒤늦게나마 무더위가 찾아와 늦벼의 이삭패기를 촉진하고 신맛
투성이던 과일에 단맛을 불어넣고 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