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주말드라마 "야망의 전설"(극본 최완규, 연출 이녹영)이 극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평소 10%대로 지지부진하던 시청률이 2주전 26.7%를 기록한 뒤 지난주엔
31.8%로 4위까지 뛰어 올랐다.

"야망의 전설"이 갑자기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책임프로듀서인 공시형 부주간은 "드라마는 역시 울고 웃고 사람사는
이야기가 중심이 돼야 관심을 끈다"고 해답을 내린다.

그동안 정보부 등 정치권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 드라마가 딱딱하고
무미건조했지만 앞으로는 정우(유동근)와 정태(최수종)의 가족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이끌어 가겠다는게 제작진의 구상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가 뜨기 시작한 것은 정우의 여동생 정희(이정현)가
박창식(한진희)의 음모로 절벽에서 떨어져 죽으면서부터(38회분).

원래 시놉시스(줄거리)에는 없었으나 영화 스케줄 때문에 36회까지만
출연키로 예정됐던 이정현을 빼면서 "추락사"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결국 정태는 동생의 복수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집행 직전 무인도의
특수공작부대로 빼돌려져 혹독한 훈련을 받다가 "빠삐용"처럼 섬을 탈출한다.

정희의 죽음으로 인한 가족의 눈물, 오빠의 복수, 영주(조은숙)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살려는 정태의 모습 등이 극적으로
보여지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극전개는 어떻게 될까.

"빠삐용"처럼 섬을 탈출한 정태는 우여곡절끝에 가족을 만나고 죄값을
받아 몰락한 박창식에게 복수의 칼을 들이댄다.

이 과정에서 박창식이 친아버지임을 아는 정우의 갈등과 고민이 함께
그려진다.

대미에 이르러 권선징악에 따라 박창식을 죽일 것인지, 정우를 희생양으로
삼을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정우와 인애(채시라)의 사랑도 이에 따라 결말이 달라질 것같다.

5.16 군사쿠데타이후 불행한 한가족과 야망을 실현하려는 인간상을 그린
"야망의 전설".

이 드라마는 스토리후반기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 출연인물들의 애증을
깊숙이 건드리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여들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드라마는 가을프로그램 개편전인 10월10일까지 방영된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