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금융 시스템의 회복을 약속했다"는 루빈 미국 재무장관의
성명 발표를 계기로 일본 정부가 엔화 안정을 위해 내놓을 다음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외환시장에 공동으로 개입해 준 미국에 대해 적절한
보답을 내놓아야할 처지다.

20일 도쿄에서 G7및 아시아국 차관들과 IMF등 국제기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긴급 통화회의"가 개최되는 점도 주목을 끌고있다.

엔 급락과 아시아 위기 재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회담인 만큼 일본이 얼마나 전향적인 입장을 천명할 지도 관심을 모으고있다.

마쓰나가 히카루 대장상은 18일 "지나친 엔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통된 인식에 따라 미국과 협조개입이 실현됐다"며 "금융시스템 안정
내수회복 등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시모토 총리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불량채권 문제 해결을
통한 금융시스템의 안정 <>내수주도 경제 성장의 실현 <>시장개방과
규제완화 등에 최대한 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소득세 영구감세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같은 총론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감세를 약속한 점은 상당한 입장 변화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그동안 발표한 정책 항목들의 재탕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어떻든 일본은 이들 경기대책을 다음달 하순 하시모토 총리의 미국방문
때까지는 구체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내놓을 경기 대책에 어떤 내용들이 포함될 것인가.

최대의 관심거리는 역시 영구 감세를 실시할지 여부다.

하시모토 총리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일정표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전향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영구감세의 실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데다 아시아 국가들의
요구도 무시할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금융시스템 개혁 내용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관계자들은 불량 채권의 유동화및 금융기관의 상각을 유도하는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있다.

공적자금으로 금융기관을 지원해나가면서 정리 재편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20일 도쿄서 열릴 "G7+아시아 긴급 통화회의"도 관심을 끌고있다.

미국과 일본은 현재 일본을 방문중인 서머스 미재무부 부장관과의 사전
조율을 거쳐 이번 긴급회의 대책들도 마련해야 한다.

사카키바라 대장성 재무관은 이 회의에서 98년도 추경 예산의 조기
실시와 정부의 불량채권 처리 방침등 경기대책을 밝힐 예정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