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7일(이하 한국시간) 특별기편으로 뉴욕에 도착, 8박9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국제인권연맹이
수여하는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한 후 행한 연설에서 "경제건설을 위해
인권이나 민주주의는 희생될수 밖에 없다는 소위 "아시아적 가치"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국민 개개인의 인권문제를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인권법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인권수호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수상식에는 당초 예정에 없었던 루빈 미국 재무장관과 보스위스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 김 대통령과 밀담을 나눠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협력문제
와 관련한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유엔본부를 방문, 코피 아난 사무총장과 만나
인도와 파키스탄간 핵실험 경쟁이 중단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 "우리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경수로 건설등 필요한 지원도 하는 양면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아난 총장은 "북한의 농업과 환경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유엔과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환경계획(UNEP) 등과 남북한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모임을 갖고자 한다"고말했다.

김 대통령은 아난 총장이 방한해 줄 것을 제의했으며 아난 총장은 올
하반기 방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대통령은 6일 뉴욕행 특별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방미에서는
무엇보다 경제외교에 가장 큰 역점을 둘것"이라며 "한국의 경제회생이 미국
에도 이익이 되는 만큼 미국이 한국의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뉴욕=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