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12일 오전 국가안전기획부를 방문, 이종찬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경제전쟁에서 이길수 있는 선진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것"
을 당부했다.

대통령 취임후 처음으로 안기부를 방문한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안기부
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안기부는 김대중 정권이나 국민회의 자민련을 위해 일할
필요가 없고 국가를 위해 일하라"고 주문했다.

또 "대통령이 부당한 지시를 하지 않겠지만 그러한 일이 있을때는 듣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지난해 외환위기가 왔을때 안기부가 제 기능을 했다면
오늘과 같은 위기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언제나 직언을 하는
안기부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장은 업무보고에서 부운영 방식을 안보.국방 일변도에서 경영.정보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민생.경제.산업 등 현장 중심의 정보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김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이어 안기부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후 "정보는
국력이다"는 내용의 원훈석을 제막한뒤 다년생 반송 한그루를 방문기념으로
식수했다.

그러나 원훈석 제막후 이 부장에게 정권이 바뀌어도 국가정보원이 영원할
수 있도록 하고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기 위해 원훈석 뒷편에 새겨진 "대통령
김대중"이라는 글씨를 지워줄 것을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88년과 96년 야당총재 자격으로 두차례 안기부를 방문한
적이 있으나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안기부를 방문한 것은 지난 93년 3월 김영삼 전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두번째이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