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경기지사 후보인 임창열 전경제부총리의 환란책임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신/구 정권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검찰 답변서에서 임 전부총리에게 세차례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6일 알려지면서부터다.

국민회의는 즉각 "사실과 다르다"며 "임 전부총리를 두둔했고 한나라당은
"김 전대통령의 답변서는 과거 기록을 치합해 만든 것으로 흔들릴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맞받아쳤다.

임 전부총리문제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 집행위 회의에서 "김 전대통령이 검찰에
제출했다는 답변서 내용은 불과 며칠전 감사원에 제출한 답변서 내용과
다르다"면서 "김 전대통령은 본인의 입으로 진상을 분명히 밝혀주기를
기대한다"며 김 전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박병석 수석부대변인은 "국민을 고통속에 몰아넣은 김 전대통령이 깊이
사과 반성해야 할 입장임에도 불구, 강경식 김인호씨를 비호하고 임창열씨
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김 전대통령은 나라가
이 모양이 되고 전 국민이 경제파탄에 신음하고 고통받는데 대해 마땅히
반성하고 사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한다고 해서 경제
파탄과 국난을 초래한데 대한 책임이 모면되거나 전가되는게 아니다"고
비난했다.

자민련은 그러나 임 전부총리에게 제기된 환란 책임론이 몰고올 파장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외환위기 책임론이 계속 번져나가면 수도권 전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인천의 최기선 후보도 힘들어질 것이라며 난감해 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날오전 총재단회의를 열어 임 전부총리가 환란의
중대고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장본인으로 지목, 검찰의 재조사와 함께
임 전부총리의 경기지사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또 한승헌 감사원장서리와 김태정 검찰총장의 즉각 해임 및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키로 했다.

김덕룡 부총재를 위원장으로 하는 "김대중정권 국정파행 및 정치사정
조사특별위원회"를 발족, 당차원의 조사작업에도 착수했다.

한편 김 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검찰답변서와 관련, "우리는 진실을 말한
것이며 있는 그대로를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궁덕 기자>

[[ 환란책임 공방 대비표 ]]

<>97년 11월12일

<>임창열 전경제부총리 : YS독대시 "개각에서 중요한 일을 맡아야 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뿐 IMF언급은 전혀 없었음
<>김영삼 전대통령 : 전화로 부총리내정 통보를 하면서 "외환위기가
심각해 IMF로 간다"고 분명히 고지함

<>97년 11월14일

<>임창열 전경제부총리 : 강경식 부총리로부터 인계받은 청와대 보고
문건에는 "IMF와 협의를 추진한다"는 내용만 있음
<>김영삼 전대통령 : 강부총리가 "IMF로 가겠다"고 보고해와 최종
재가했음

<>97년 11월17일

<>임창열 전경제부총리 : APEC준비회의 후 YS를 독대했으나 기아사태 처리
방법만을 상세히 보고함. YS도 기아문제만 언급
했으며 IMF지원요청 결정이나 강경식-캉드쉬
면담내용은 전혀 밝히지 않았음
<>김영삼 전대통령 : APEC준비회의 후 임후보를 따로 불러 전날
강부총리가 캉드쉬 IMF총재와 300억달러 구제금융
신청에 합의했음을 알려주며 19일 부총리 임명을 통보

<>97년 11월19일 오전

<>임창열 전경제부총리 : 청와대에서 부총리임명장을 받은후 YS와
티타임을 가졌으나 "빨리가서 업무파악해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말만 들었으며 IMF관련 얘기는
없었음. 배석했던 김용태 비서실장도 이를 확인해
주었음
<>김영삼 전대통령 : 임명장은 준뒤 가진 티타임에서 임후보에게 "IMF
문제를 포함, 강전부총리가 추진했던 정책을 인수해
발표를 빨리하라"고 지시했음

<>97년 11월19일 오후

<>임창열 전경제부총리 : 정부의 IMF행 결정이 최종 확정된게 아니라고
판단, 기자회견에서 "IMF지원이 꼭 필요한지 좀더
검토하고 의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함.
회견전 김용태실장이 전화를 걸어와 "내일
안기부에서 중요발표가 있으니 기자회견을
예정대로 하라"고 말함.
회견후 이와 관련한 김실장의 전화는 없었음.
<>김영삼 전대통령 : 임후보가 기자회견에서 "IMF신청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을 경제수석으로부터
듣고 깜짝 놀라 김용태실장에게 "빨리 IMF로 간다고
발표하도록 하라"고 지시함.
김실장이 임후보에게 "왜 발표를 그렇게 했느냐"고
하니까 임후보는 "새로 교섭하는 형식을 취해서
발표하겠다"고 대답했다는 보고를 받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