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이 고금리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외상거래가 크게
늘어났다.

태일정밀과 아시아자동차 라미화장품 등은 97년말현재 외상매출 채권규모가
지난해 1년간 매출액보다 더 많았다.

이같은 외상거래의 증가는 다시 기업자금난과 금리상승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면서 채산성악화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0일 증권거래소는 12월결산 5백21개 상장사의 매출채권 및 매입채권
(외상거래) 현황을 분석, 97년말현재 매출액대비 외상거래 비중은 30.85%로
한해전의 27.92%에 비해 2.93%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상거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외환위기속에 금융기관의 대출중단과
고금리 여파로 기업들의 현금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태일정밀의 경우 외상으로 팔고 돈을 받지못한 매출채권이 작년말
현재 5천8백69억원으로 97년 전체 매출액(4천5백10억원)의 1백30.1%나 됐다.

또 아시아자동차(1백22%) 라미화장품(1백7%) 등도 매출채권규모가 연간
매출액을 웃돌았다.

매출액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높은 상위 10사중 태일정밀 아시아자동차
동신 삼미 핵심텔레텍 등 5개사는 이미 부도가 났다.

97년말현재 매출채권이 가장 많은 상장사는 기아자동차로 3조5천29억원을
기록, 한해전에 비해 88.89% 늘어났다.

이어 대우중공업(3조3천7백6억원) 대우(3조2천7백45억원) 현대건설
(3조1억원) 삼성전자(2조8천1백6억원) SK(2조8천99억원)순으로 매출채권이
많았다.

물건을 외상으로 사들인 매입채무는 조흥화학이 연간 매출액의 86.6%에
달해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유성 진흥기업 등도 그 비중이 높았다.

신영증권의 남진우 기업분석팀장은 "매출채권이 급증한 기업들은 결국
필요한 자금을 단기 차입금에 의존하게 돼 금년에 자금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인한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