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자금이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안증권과 환매채(RP)에 몰리고 있다.

이에따라 한은의 RP매각금리는 연 21.0%로 하락했으며 시장금리 하락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이 11일 실시한 1조원의 RP(3일물) 입찰에는 무려 2조1천억원이 응찰
했다.

낙찰금리는 연 21.0%로 전날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0일 실시된 3조원의 RP(13일물) 입찰에도 4조7천억원이 몰렸다.

9일의 2조원 입찰에는 3조원이 응찰했었다.

이처럼 낙찰금액보다 많은 돈이 RP 입찰에 몰려 낙찰금리는 한은이 당초
내정한 금리이하로 떨어져 하락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 지난 1일만해도 2일물의 RP 낙찰금리는 연 23.0%에 달했으나 열흘
사이에 2.0%포인트가 하락했다.

이런 영향으로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20%대로 떨어졌으며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연 17%대로 접어들었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의 RP금리가 하루짜리 콜금리보다 높은데다 떼일
염려가 전혀 없으며 앞으로 시장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한은의
RP에 집중적으로 돈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을 반영,은행들이 한은으로부터 사들인 15일물 이하의 통안증권과
RP는 지난 11일 현재 29조2천1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한은에만 집중적으로 돈을 운용함으로써 기업들에는 돈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특히 기업에 대한 대출은 물론 회사채 등 유가증권 매입도 꺼려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하영춘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