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의 합당선언이 추인된 11일 신한국당의 주류와 비주류는 서로
"갈 길"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었다.

주류측은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조순 총재의 연대로 대세반전의
기회를 잡은 이상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의 양자대결도 시간문제라며 모처럼
한층 고무된 표정이었다.

특히 서상목 의원은 당의 부속기관인 사회개발연구소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이총재가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를 1%정도 앞서 나갔다고 소개하는 등 대세몰이
에 나서기도 했다.

반면 비주류측은 "이회창-조순연대"로 "반DJP 세력결집"이 더 이상 불가능
하다고 판단, 잔류보다는 탈당을 통한 당외에서의 대안모색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즉각 탈당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펴기도 했다.

이러한 당내 분위기는 이날 열렸던 당무회의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민주당과의 합당" "03 마스코트 폭행사건" 등으로 주류와 비주류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시점에 열려 관심을 모았던 이날 회의는 비주류측 인사들이
대거 불참해 주류측의 일방적인 회의진행으로 마무리됐다.

물론 비주류측이 주장해온 의원총회나 의원.지구당 위원장 연석회의도
분열인상을 줄수 있다는 주류측의 주장으로 무산됐다.

비주류측의 회의불참은 비주류가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던 "당내투쟁"의
종결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회창-조순 연대"가 임박, 더이상 당내투쟁을 벌인다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이같은 정치권 일각의 견해는 이날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수성의 고문의
행보와도 관련이 있다.

사실 비주류측의 좌장격인 신상우 의원도 이날 탈당의사를 피력, 이번주중
비주류측의 대거 이탈을 예고하고 있다.

신의원은 부산.경남지역 의원 5~6명과 함께 국민신당에 입당할 것으로
전해져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비주류인사들의 향후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신한국당 이총재와 민주당 조총재의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된 오는
12일을 전후해 정치적 견해가 서로 다른 신한국당내 비주류와 주류가 "결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더 우세해지고 있다.

<김태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