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기관과 기업들이 해외기업설명회(IR)등 해외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과 투자자관리에 소극적이어서 해외한국물의 발행실패를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국계 펀드매니저들은
외국인 주주에 대한 한국기업의 부적절한 대응이 기업신용도를 떨어뜨리며
투자를 기피하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월경 미국에서 기업설명회를 가진 SK텔레콤의 경우에도 9월로 예정
했던 1억달러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ADR) 발행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
하지 못해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지분가치 하락에 대한 불만을 집중적으로
표명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SK텔레콤측에 DR발행의 부당성을 지적했으나 SK측은
이에 적극 대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전력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도도 한전측의 무성의한
투자자관리 때문이라고 외국인들은 주장하고 있다.

다른 국가의 전력.통신업체들과 달리 한국기업들은 전기및 전화요금 인상
방안등 기업가치를 평가할 적절한 자료를 내놓지 못해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불신으로 데이콤의 해외전환사채(CB) 발행실패나
한국통신의 DR발행연기 등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외국인 펀드매니저는 "한국기업들이 적정 투자수익은 보장해 주지
못하면서 너무 쉽게 유상증자에 나서 외국인들이 지분가치하락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며 "기업경영내용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기업신인도
하락과 투자기피현상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액주주를 무시하는 관행을 고치고 적극적인 투자자관리에 나서지
않는한 해외한국물의 발행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