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야권후보 단일화협상이 30일로 1차 시한을 넘겼다.

협상시한의 연장은 그동안 자민련측에서 공식적으로 밝혀왔고 국민회의도
암묵적인 동의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후보단일화 협상 전망에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는 것이 양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날까지도 협상이 언제쯤 타결될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
하다는데 있다.

양당 후보단일화 협상소위 간사인 국민회의 박광태 자민련 이양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후보단일화 협상시한을 연장하고 후보단일화를 위해
더욱 노력키로 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성명서는 당초의 예측과는 달리 언제까지 협상을 매듭지을지,
협상소위를 언제 재개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단일화 협상에 대한 양당간 시각차가 적지 않으며 협상타결을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1차시한을 넘겼지만 조속히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자민련은 "10월20일 이전에 매듭짓기는 어렵다" "10월이
꽉차야 알수 있을 것"이라며 협상타결시한을 최대한 늦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련은 특히 최근 국민회의가 양당의 협상기구를 통하지 않고 단일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김대중 총재가 최근 자민련 박준규 고문 박태준 의원 등과 단독회동을
가진 것에 대해 자민련측은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가 후보단일화협상을 자민련과의 2각구도가 아닌 "TK 포섭"을
통한 3각구도로 몰고가 JP에게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민련내에서는 후보단일화 협상과정에서 쌓아올린 양당간의
신뢰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 밤 두 김총재의 "창원회동"이 무산된 것도 이같은 자민련내의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양당은 그러나 일단 10월 중순경을 협상타결의 시한으로 잡고 단일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에 따라 가능한한 김종필 총재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그러나 <>공동정권의 구성및 운영방안 <>내각제 형태및 시기
<>후보단일화 등 3대 쟁점중 앞의 두 문제에 대한 국민회의측의 양보가 없는
한 협상타결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양희 의원도 "아직까지 협상소위에서 핵심쟁점 사안에 대한 대체토론만
있었지 구체적으로 합의된 사안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민련은 특히 10월 정국이 지나고 대선구도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후에야 단일화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을 할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당은 외유중인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가 귀국한뒤 다음주초부터 양당
협상소위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이같은 양당의 기류로 볼때 협상의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