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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인트' 재계] '비오너 회장시대 열릴까'

대림그룹에 이어 미원그룹이 지난 8일 오너와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계열사 사장을 그룹회장으로 임명했다.

이와관련, 일부에서는 국내에서도 이제 전문경영인 회장 시대가 열리는
신호탄일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고두모 대상공업사장이 미원그룹회장으로 정식취임하게 되면 지난 6월
이준용회장의 퇴진으로 총수를 맡은 대림그룹 김병진회장, 전문경영인
총수의 간판격인 김선홍 기아그룹회장 등을 합해 30대그룹에서만 비오너
회장이 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30대그룹은 아니지만 태광그룹의 경우도 지난해 고 이임용회장의 후임으로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해온 고 이회장의 처남 이기화사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보다 앞서서는 정수창씨가 두산그룹회장직을 두차례에 걸쳐 맡은바 있다.

전문경영인 회장체제가 이제 낯설지 않게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추세가 소유와 경영 분리의 상징인 전문경영인회장 시대
개막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선 양론이 갈리고 있지만 대체로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더 많은
편이다.

오너가 지분을 포기한 기아그룹은 예외로 치더라도 대림이나 미원의 경우
2세 내지 3세의 정식 승계를 준비하기 위한 "과도체제"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림이나 미원이 오너체제를 이어가기엔 후계자들이 너무 젊다.

대림 이명예회장의 장남과 차남은 아직 20대여서 경영일선에 내보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형편.미원의 경우도 임창욱 명예회장의 동생인 임성욱
부회장이 30세에 불과, 총수를 맡기엔 역부족이다.

대림이나 미원이 경영에 큰 어려움이 없는 시점에서 회장교체를 단행한
것도 과도체제론의 근거다.

경영상의 긴박한 이유로 오너 체제를 포기한 것이 아닌 만큼 근본적인
변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재우 연구위원은 "최근 일부 그룹에서 도입한 전문경영인
총수체제는 지분분산 등 지배권의 역학구도 변화에서 파생되는 것이 아니라
지배권자가 경영권을 위임하여 이루어지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대림의 이명예회장이 대규모 해외투자 등 주요 사업의 결재권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이나 미원의 임명예회장이 경영자문위원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
하는 것은 권한과 책임을 일부 위임하는 선에서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
하겠다는 뜻에 다름 아닌 것이다.

대림과 미원의 전문경영인체제를 이들 그룹 오너의 성격과 연관시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준용 명예회장과 임창욱 명예회장은 언론에 얼굴을 전혀 내비치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이고 사업 자체에도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95년말 전직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연루돼 검찰청사를 드나들었던
안좋은 기억까지 갖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실질적인 권한은 갖고 있으면서 외부적인 일은 전문인에게 맡기는 "절충형
전문경영체제"를 이들이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과도체제론이 일반적이긴 해도 대림과 미원의 회장 교체를 계기로
전문경영인 회장체제가 늘어갈 것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특히 경제관료들의 시각이 그렇다.

세계화시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책임소재가 분명한 전문
경영인체제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도 동조 의견이 적지 않다.

모그룹 관계자는 "이제 우리 재계도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오너회장이든 전문경영인 회장이든 어떤 체제를 고집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또 어떤 이는 오너 3세들의 "취향의 다양성"을 들어 전문경영인체제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창업1세들이 고생하면서 대기업그룹을 일궈내는 전과정을 지켜보며 자란
2세에 비해 3세들이 갖는 사업에 대한 흥미도는 낮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
이다.

화려하지만 고생스런 사업보다는 자기만의 일을 찾으려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란 얘기다.

대주주가 건재한 상황에서 전문경영인회장들이 어느 정도 힘을 갖고 그룹을
키워 갈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영원한 기업의 한시적 관리자"를 자임했던 국내 최초의 전문경영인회장인
정수창 전두산그룹회장의 뒤를 잇는 한국의 잭 웰치, 아이아코카 등이
얼마나 많이 나올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전문경영인회장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다고 할수 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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