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은 21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오는 12월 제15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집권여당사상 처음으로 완전
자유경선을 실시했다.

이날 전당대회는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과 경선후보 6명, 지역대의원
1만2천1백31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10분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대의원들은 행사시작 훨씬 전부터 속속 입장하기 시작, 오전 8시30분께
대부분의 대의원들이 입장을 마치고 한표행사의 순간을 기다렸다.

특히 각 후보들도 일찌감치 전당대회장에 나와 행사장 구석구석을 돌며
위원장 대의원들에게 악수공세를 퍼부으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초반 개표 결과 이한동 이수성 김덕룡 이인제후보등 반이회창측 4인연대
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의외로 강세를 보인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각 후보진영과 대의원석은 한때 술렁.

개표가 20여분간 진행된 초반의 개표 상황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이회창고문이 40%에 훨씬 못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전해지자 이후보진영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반이 진영에서는 "정말 대의원 혁명이 이뤄지는게 아니냐"고 환호
하면서 이회창후보의 1차 득표율과 2등이 누가 되느냐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특히 개표장 주변에서는 한때 이한동 이수성고문 김덕룡의원이 출신
지역별로 우세를 보이면서 박빙의 차로 2위를 다투고 이인제지사는 현격한
차이로 뒤쳐졌다는 개표속보가 전해지면서 각 후보진영은 득표추이에 신경을
쏟으며 일희일비.

이한동고문은 경기지역에서, 이수성고문은 부산 경남과 대구 경북에서,
김덕룡의원은 전남북 등 호남지역에서 몰표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 개표
관계자들의 중간개표 전언.

그러나 최종 개표결과 이지사가 이한동고문에 불과 5표차로 앞서며 2위로
확정되자 장내는 온통 탄식과 환호의 물결로 가득.

<>.이인제지사와 이한동고문이 불과 5표차로 결선투표 진출자가 가려지자
이고문측은 즉각 선관위에 재검표를 요구.

선관위측은 너무 근소한 차이고 이지사측도 재검표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해 결선투표에 앞서 재검표에 돌입.

그러나 4인연대가 1차 투표의 다득표자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합의한 상태
에서 이고문측이 이의를 제기한 것과 관련, 반이진영 일각에서는 결선연대가
깨지는게 아니냐며 우려스런 전망이 나오기도.

그러면서도 4인연대측은 표차가 워낙 적은 만큼 당연히 재검표해 볼만한
사안이라고 애써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2위그룹이 고루 표를 얻은 1차
투표 결과를 놓고 보면 연대가 성공할 경우 산술적으로도 대역전극이 가능
하다고 낙관하는 분위기.

<>.전당대회장은 오전 9시10분부터 식전행사가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지는 등 분위기가 고조.

식전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회창 이한동 이수성고문 김덕룡 최병렬의원
이인제경기도지사 등 6명의 후보들은 각각 측근 10여명씩을 대동한채
대회장을 곳곳을 돌며 손을 번쩍 들어 대의원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등 세
대결.

특히 김덕룡의원과 이인제지사는 거의 동시에 같은 곳을 돌면서 자연스레
박수와 연호대결을 전개.

김의원은 서울과 전남.북지역 대의원들로부터, 이지사는 경기도지역
대의원좌석을 지날때 열렬한 환호를 받기도.

후보간 세대결은 이회창고문진영이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장내는 온통
박수와 연호물결로 뒤덮이면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느낌.

특히 이고문에 뒤이어 등장한 최병렬의원은 합동연설회 기간내내 정책대결
과 깨끗한 경선을 주장해온 것을 대의원들이 높이 산 때문인지 이고문을
능가하는 박수를 받기도.

후보직 사퇴이후 외국에 장기체류했던 이홍구고문과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전격 사퇴한 박찬종고문도 참석해 한표를 행사.

이날 행사장에는 "전진 21세기,출발 새정치", "축제속에 치른 경선,
대선승리 초석된다", "21세기 희망열차, 민주정당 신한국당" 등 플래카드
10여개와 "결과 승복", "정권 재창출" 등의 대형 부착물이 내걸려 분위기
고조에 한몫.

연단 정면에는 내외신 기자 3백여명이 대거 포진, 전당대회를 지켜봤고
대의원석 상단에 설치된 3.5 x 3m 짜리 대형 멀티큐브 3대는 연단의 표정과
대의원들의 모습 등을 소상히 비춰져 눈길.

<>.이날 경선에서는 정당사상 최초로 컴퓨터를 활용한 전자 투.개표
방식이 도입돼 눈길.

일반잉크로 기표한 투표용지를 개표원들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계산해 집계
하던 종래 방식 대신 특수잉크를 사용해 기표한 투표용지를 광학문자판독
(OMR)기기로 순식간에 집계하는 방식이 사용된 것.

1만2천여명에 달하는 대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45부터 16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가 시작되자 자신의 비표 색깔과 일치하는 투표소에서 신분확인
절차를 받은뒤 투표용지를 발급받아 한표를 행사했는데 투표는 개시 2시간
만인 12시45분에 종료되는 등 순조롭게 진행.

대의원들에게 배부된 투표용지는 항공권보다 조금 큰 크기로 특수잉크를
사용, 볼펜두껑을 이용해 기표하도록 돼 있다.

당선관위는 투표가 끝나자 오후 1시15분께부터 16개 투표소별로 취합된
투표용지를 현장에 마련된 OMR 판독기기 5대를 사용해 개표에 돌입.

전자투표방식을 채택한 때문에 개표시간은 90분 정도 밖에 안걸려 기존
수작업시에 비해 3분의 1 정도 단축됐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앞서 반이 4인연대측은 전자개표방식이 컴퓨터
조작의 소지가 있다며 수작업으로 바꿔 줄것을 요구.

4인연대는 수작업으로 하더라도 1시간정도밖에 추가 소요되지 않는 만큼
개표방식을 기존 관행대로 할것을 요청했으나 선관위측은 이를 일축.

<>.이한동 이수성고문 김덕룡의원 이인제지사 등 "반이회창" 4인연대는
전당대회 시작직전 막판 뒤집기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과시.

4인 후보들은 김대통령 입장에 앞서 중앙연단에 나란히 올라가 손을 맞잡아
올리며 단합을 과시했고 이에 지지대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

각 후보진영 관계자들은 "내가 1차투표에서 실패할 경우 3명의 다른 후보중
최다득표를 한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의사가 대의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라며 결선투표에서의 대역전극 연출을 장담.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