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가고 중국이 온다.

하루만 지나면 영국 유니언잭기가 내려진다.

대신 중국 오성홍기가 홍콩 하늘에 휘날리게 된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초상화가 사라지고 중국 지도자들이 그 자리를
메운다.

1백50여년간 영국식민통치의 잔재가 청산되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반환후 달라지는 것들을 알아본다.

[ 언어 ]

베이징어(보통어)와 영어가 공식어로 혼용돼 사용된다.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의 각종 안내방송에도 마찬가지.

이에따라 반환을 앞두고 공무원 등 홍콩주민들 사이에 보통어를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다.


[ 상징물 ]

중국산 백돌고래와 자형화가 홍콩의 새로운 상징물로 등장하게 된다.

오히려 핑크빛에 가까운 이 백돌고래는 홍콩반환의 "마스코트"로 각종
반환관련 축하행사에 애드벌룬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이 돌고래가 홍콩의 상징물이 된다는 사실이 약간은
아이러니다.

자형화는 홍콩의 대표적인 꽃으로 앞으로 홍콩특구의 상징물이 된다.

이 꽃은 지금까지 작은 용(홍콩)이 사자(영국)에게 여의주를 바치는
형상의 홍콩표장을 대신하게 된다.


[ 기관 및 직책명 ]

각종 단체나 공공기관 앞에 붙여졌던 "로열"이라는 수식어가 사라진다.

최근까지도 "로열 홍콩 요트 클럽"은 로열을 고집하고 있지만 그리 오래
가진 못할 듯.

이름앞에 붙여진 "Sir"도 "Mr" 혹은 "Ms"로 바뀌게 된다.

영국왕실의 권위적인 이미지를 없애자는 의도다.


[ 역사 ]

1839~42년 중국과 영국사이에 벌어졌던 아편전쟁은 그동안 영국식민정부에
의해 무역전쟁으로 불려왔다.

앞으로 홍콩의 역사책에 이 전쟁은 영국제국주의가 저지른 부당하고
부도덕한 "아편전쟁"으로 기술될 것이다.

중국을 "이웃나라"로 기술한 교과서도 바뀌게 된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이같은 "역사바로잡기" 노력을 홍콩특구의 자치권을
침해하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영국은 만약 중국이 당시 전쟁을 아편전쟁으로 표기하려 한다면
89년 천안문사태에 대해서도 올바른 평가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국경일 ]

6월 둘쨋주에 시작되는 여왕탄신기념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

대신 반환일인 7월1일과 2일, 중국 건국기념일인 10월1일이 공휴일로
새롭게 지정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