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 이봉구 특파원 ]

금융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에서 또다시 중견 생명보험회사가 파산했다.

보험회사가 파산한 것은 전후 혼란기를 제외하면 처음있는 일로 버블경제
붕괴에 따른 주가및 부동산가격하락이 금융업 전체에 폭넓은 타격을 가하고
있음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일본대장성은 97년4월25일 닛산그룹계열의 중견 생보사인 닛산생명보험에
대해 업무정지명령을 발동하고 생명보험협회를 보험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는 닛산생명보험이 이날 이사회를 열어 사실상의 청산절차에 착수키로
결의하고 보험계약자보호기금의 발동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생명보험협회는 이회사의 보험계약및 자산내용을 실사한후 다른
생보사들에 계약을 이전해 고객을 보호할 예정이다.

닛산생명보험이 안고있는 손실은 각사가 분담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호기금
이 발동될 경우 계약을 인수하는 보험회사에 2천억엔을 상한으로한 자금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생명보험회사는 비상장회사이기때문에 닛산생보의 경영상황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버블경제붕괴이후 보유부동산가격의 하락및 대규모
주식 평가손실등이 경영에 결정적 타격을 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수년간 적자상태가 계속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만도 5백억엔 이상의 주식평가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닛산생보는 96년3월말현재 총자산 2조1천6백74억엔으로 30개 생보사중
16위에 랭크돼 있으며 계약고는 개인이 약 9조8천억엔 단체가 약 7조3천억엔
에 달하고 있다.

일본금융가에서는 중소생보사들의 파탄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업계재편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