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채택과 TV생중계로 진통을 거듭했던 한보국정조사특위가 오는 20일
부터 45일간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특위가 한보사태의
실체를 어느정도 규명할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국정조사활동은 한보철강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을 파헤치는 것과
김현철씨의 국정개입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두 갈래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당은 한보사태를 "경제적 비리"로 야당은 권력핵심층이 깊이
개입한 "권력형 비리"로 각각 규정하고 있는데다 조사범위에 대한 입장도
달라 국정조사기간 내내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18일 증인채택및 조사일정을 확정하는등 국정조사계획서 작성을
마무리하고 오는 20일 전체회의에서 조사계획서에 따른 세부일정을 조정한
뒤 21일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를 현장조사하는 것으로 한달 보름간의 활동에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특위는 이어 22일부터는 재정경제원 통상산업부 은행감독원등 13개 관련
기관으로부터 한보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질의를 벌이고 감사원및 한보
대출 관련은행등 19개 기관으로부터 관련서류를 넘겨받게 된다.

소위 "청문회"로 일컬어지는 증인심문은 4월초부터 시작, 약 25일간
계속된다.

이 기간중에는 전현직 고위관료및 은행장 그리고 정치인등 약 70여명의
증인들이 차례로 나와 한보와 관련된 의혹의 실체를 증언하게 된다.

증인에 대해서는 국정조사활동기간중 여야합의로 언제든지 추가로 채택할
수 있어 실제로 증언에 나서게 될 사람은 더욱 많을 전망이다.

특위는 한보그룹 관계자및 은행관계자들을 1차소환대상자로 분류했다.

이수휴 은행감독원장, 김용진 전은행감독원장, 이철수 신광식 전제일은행장,
우찬목 전조흥은행장, 김시형 산업은행총재, 손홍균 전서울은행장등이 그
대상이다.

특위는 이들에게 <>한보철강에 대한 편법대출및 특혜 <>대출관련 외압의
유무등을 집중 추궁하게 된다.

이어 박재윤 전청와대경제수석, 한봉수 전통상산업부장관, 박승 김우석
전건설부장관등 정부고위급관료들이 증언대에 서게된다.

이들은 <>공유수면매립 허가과정의 특혜의혹 <>한보를 외화대출적격업체로
추천하게된 경위 <>경제성이 입증되지않은 코렉스공법을 허가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증언을 하게 된다.

그 다음에는 한보대출과정에서 뇌물을 받고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관련정치인들이 줄줄이 증언에 나서게 된다.

특위는 구속중인 홍인길 정재철 황병태 권노갑의원등을 통해 <>한보로부터
뇌물을 받고 은행에 대출압력을 행사했는지 <>국정감사에서 한보관련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는지의 여부를 규명하게 된다.

정태수 한보총회장및 정보근 한보철강회장의 청문회 출석은 현재 증인심문
의 마지막 날로 예정돼 있다.

한편 김현철씨의 국회증언은 한보사태에 대한 그의 비중을 감안, 한보사태
에 대한 실체적 규명이 어느 정도 실현된 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위 관계자들도 김씨의 청문회출석은 빠르면 4월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씨에 대한 증인심문과 관련, 야당은 한보사건외에 국정개입의혹
전반에 대해 총공세를 펼 예정이어서 최소한 이틀간은 증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신한국당은 김씨의 증언을 하루면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어 증인시기및 기간을 둘러사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