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재무장관들은 24일 약세 통화와는 거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후 이탈리아 리라화의 유럽환율체제(ERM) 복귀에 동의했다.

외교관들은 리라화가 독일의 마르크화에 대해 마르크당 9백90리라의 중심
환율로 복귀할 것이며 이는 당초 이탈리아 정부가 모색했던 마르크당 1천-
1천50리라보다 훨씬 더 강화된 환율이라고 말했다.

EU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23일 EU의 하위급 관계자회담에서
리라화 복귀문제에 대한 합의도출에 실패하자 이날 8시간동안의 특별회의를
갖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오는 99년 출범하는 유럽 단일통화체제에 1차적으로
가입하는 EU국가군의 일원이 되기 위해 ERM 가입을 추진해 왔다.

EU의 단일통화인 "유로(EURO)" 사용 체제에 가입하려면 환율안정을 목적
으로 하고 있는 ERM내에서 2년동안 안정적인 통화운용을 해야 한다.

EU내 경제강국인 독일은 이탈리아, 스페인및 포르투갈 등 경제상태가
비교적 약세인 회원국들의 단일통화체제 가입 가능성에 대해 우려해 왔다.

관리들은 15개 EU회원국중 14개국이 지난 92년 통화위기로 ERM에서 축출
됐던 이탈리아가 마르크당 1천리라보다 약한 환율로 ERM에 복귀하는 반대
했다고 전했는데 독일의 경우 심지어 중심환율을 마르크당 9백70리라로
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