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귀순한 북한군 곽경일 중사 (25.1군단 1사단 민경대대 1중대
부분대장)는 북한의 궁핍한 사회상에 실망을 느껴 남한을 동경해온데다
당원에 못들고장교 선발이 취소되는 등 불만이 겹쳐 귀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곽중사는 3인1조로 매복을 서던 중 혼자서 탈출을 시도, 도중에
발각돼 북한군의 추격을 받게 되자 총격전을 벌여 수류탄 파편에 부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윤창노 대변인은 14일 오후 곽중사의 귀순동기와 경위, 건강상태,
가족사항 등에 관한 민.관.군 합동신문조의 1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곽중사는 <> 먹는 문제로 자식들이 부모를 내쫓는
부도덕이 북한사회에 만연돼 있는 등 북한의 궁핍한 사회상에 실망하고
<> 군복무에 대한 염증으로 북한체제 자체에 대한 불신이 가중된데다
<> 잠복근무시 남한사회의 발전상과 김만철, 여금주, 여만철씨 등
귀순자들의 풍요로운 생활상을 대북방송을 통해 알게 돼월남 귀순자의
생활상을 동경해왔다는 것이다.

곽중사는 조사에서 "고향 신의주 등에 식량배급이 제대로 되지않아
굶어죽는 사람을 여럿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또 당원에서 누락되고 하사관에서 군관으로 발탁되는 이른바 "직발군관"
(현지임관)이 취소된 것도 귀순결심의 한 원인이 됐다는 것.

국방부는 귀순경위와 관련, "곽중사는 지난 10일 3명 1개조가 돼 4일
예정으로 매복에 들어간 뒤 11일 오후 6시30분께 혼자서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 사이에있는 북한군 GP인 156초소를 출발, 군사분계선을 12일
새벽 통과한 뒤 13일 낮12시50분 아군초소로 귀순했다"며 "군사분계선
통과도중 북한군 추격조와 교전, 북한군이던진 수류탄 파편에 왼쪽 다리
대퇴부를 다쳤으나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부상"이라고
밝혔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