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봉구특파원]

일본 맥주시장에서 42년만에 톱브랜드가 바뀌는 대사건 이 일어났다.

아사히맥주의 슈퍼드라이 는 지난6월중 총판매량이 1천6백20만상자(1상자=
20병)를 기록, 지난 54년이래 수위자리를 고수해온 기린맥주의 기린라거
를 10만병차이로 제치고 단일품목 판매정상에 올라섰다.

전체맥주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슈퍼드라이가 27.4%에 달한 반면 기린라거는
27.2%에 머물렀다.

슈퍼드라이는 상반기평균으로도 19%의 증가율을 유지, 기린라거의 8%를
크게 앞섰다.

지난 87년부터 발매한 슈퍼드라이가 1백8년의 역사를 가진 기린라거를
제압하는 일을 저지른 것은 맛의 차별화 적극적인 영업 소비패턴변화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때문이다.

슈퍼드라이는 쓴맛을 강화하고 알콜도수를 다소 높이는 한편 열처리를 하지
않은 ''생맥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영업측면에서도 유통기한을 최대한 줄여 신선한 맛을 유지했다.

맥주는 보통 소매점까지 배달하는데 제조일로부터 10일이상이 걸리지만
슈퍼드라이는 이를 8일이내로 줄였다.

또 영업사원은 물론 총무부직원까지 소매점방문에 나서는등 전사적 판촉
활동을 벌인 점도 크게 기여했다.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소비패턴변화에 부응해 캔제품의
판매에 역점을 두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컨비니언스토어에서 할인가격이 적용되는 캔맥주팩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착안한 전략이다.

슈퍼드라이는 지난달중 캔의 판매비율이 56%에 달했지만 기린라거의 경우는
이비율이 39%에 그쳐 캔제품호조가 대표맥주자리를 빼앗는 결정적 요인이
됐음이 선명히 드러난다.

슈퍼드라이의 호조에 힘입어 아사히맥주는 전체맥주시장에서도 29.1%의
점유율을 기록, 선두 기린맥주(47.1%)와의 격차를 4.4%포인트 축소시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