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부용면 부용공단에 위치한 주식회사 캄코는 자동차용
모터를 생산해 국내 자동차 생산업체에 공급하는 업체이다.

지난 93년 만도기계와 보쉬사의 합작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짧은
연륜이면서도 세계적인 자동차용 모터 생산업체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노조측도 회사의 기술력 못지않은 협력적인 선진노조상을 자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초기 대립적노사관계로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회사설립과 동시에 강성사업장인 만도기계 근로자들이 대부분 옮겨왔기
때문이다.

만도측 노조간부가 현장에 상주하면서 진두지휘를 해나갔고 이에
근로자들도 동조해 암울한 노사관계의 장막이 내리는듯 했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만도출신 노조원들의 조업단축요구등 정상을 벗어난
노동운동에 동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산성증대를 외치며 공장주변을 깨끗히 청소하고 방과후에는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찾아내는등 공장가동이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근로자들은 "공장가동이 제대로 안되는 상황에서 조합활동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소매를 걷어 부치고 일에 매달렸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10월 부용공장 준공후 근로자들이 최단
시일내에 생산라인을 안정화시켜 현대자동차로부터 공장관리수준
1등급업체로 지정받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공장가동이 안정화되자 근로자들은 "독립법인체에서 지부형태의
조합운영은 있을 수 없다"며 만도노조를 스스로 탈퇴하고 지난 2월
조합설립을 하기에 이른다.

조합을 설립한 후 노조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족구대회 신바람
대축제 노사화합결의대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는등 협력적 노사관계의
열기를 고조시켜 나갔다.

이에 회사측도 근로자들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10억원을 들여 부품창고에 콤비네이션 트럭과 무인운송시스템을
설치하고 조립라인에 자동검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부터 노사는 그동안 다져온 협력적 노사관계를 한차원 승화시키기
위해 "96 신바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회사는 이 운동의 일환으로 사무직사원에만 있던 명함을 현장근로자에
까지 만들어주고 모범사원 해외연수와 근로자들의 취미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경영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무주택 근로자들에게는 주택융자금을 지원하고 생산라인에는
직.반장제 및 팀제 등을 도입, 책임과 권한을 부여했다.

또 불량률을 낮추기위해 외주부품업체들 가운데 불량률이 높은
3개업체를 대상으로 매월 한차례씩 대책회의를 열고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경택사장은 "신바람 운동은 근로자들이 먼저 의견을 수렴해 계획을
수립하면 회사가 적극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돼 실효성이 높다"며 "이는
그동안다져온 노사화합의 결실"이라고 자랑했다.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물류창고의 효율성을 2배로 높였고
불량률을지난해 1.5%에서 0.1%로 낮췄으며 재활용으로 스크랩량도
3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특히 지난해 5천8백2ppm에 달하던 납품업체 물품의 불량률이 지난달
7백44ppm으로 격감됐는데 오는 6월말까지 1백ppm까지 낮출 계획이다.

또 올해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1천2백87억원으로 잡고
월평균 재고량도 50억원이내로 줄일 방침이다.

이와함께 올해 첫 5백만달러 수출과 불량률제로 달성, 그리고 ISO
9001인증도 획득할 전망이다.

노사양측은 그동안 다져온 화합무드를 밑걸음 삼아 오는 2000년까지
전세계 자동차용 모터 생산업체 가운데 "TOP 5"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이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김기형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먼저 발전해야 근로자도 행복한 삶을
보장받게된다"며 "대화와 타협으로 선진노사관계를 이끌어 모범적인
노동현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청원 = 이계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