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지난 15일 한시민으로부터 2백여억원에 달하는 불법정치자금이
충남 태안군에서 발견됐다는 제보를 받고 긴장, 현장에 조사단을 급파
했으나 조사결과 시티은행에서 이미 결재돼 사용가치가 없는 수표들로
판명.

오길록 민원실장은 16일 "시티은행 서울지점에서 폐품처리한후 현지에
사용하라고 보내진 캐비닛안에서 교환이 돌아와 이미 결제된 2백75억
9천7백만원상당의 수표 5천3백여장이 그대로 들어있었다"고 발표.

오실장은 "은행의 관리규정에 따르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교환된
수표라도 10년은 보관했다가 폐기대장에 등재한후 소각하는 것이 원칙"
이라면서 "문제의 수표들은 92~95년 발행된 것들인데도 어떻게 은행의
자금관리가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느냐"고 개탄.

오실장은 "현장에 내려가보니 동네사람들이 몇십장씩 나눠 감춰놓기도
했었다"며 "위조전문사기단에 넘어갔다면 얼마나 큰 혼란이 빚어졌겠느냐"
고 은행측을 성토.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