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법률을 마지막 단계에서 손질하는 부서인 만큼 여성의 꼼꼼한
손길을 발휘해 보건복지부에 새바람을 불어넣도록 다하겠습니다"

건국이래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중앙부처의 법무담당관으로 임명된
장옥주 서기관(37)은 복지부내 각부서에서 직접 중요 법안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법무담당관이란 중책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겠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전재희 광명시장에 이어 여성으로 행정고시 (25회)에 두번째 합격한
장과장은 지난 94년 서기관승진과 함께 사회복지연수원 교학과장으로
근무하다 이번에 파격적으로 본부의 법무담당관으로 임명된것.

"사회복지연수원에 있는 1년 동안 복지부에는 결재받으러 한번 들렀을뿐
장.차관의 얼굴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장과장은 "법무담당관실에서
사무관으로 2년간 일했기 때문에 업무 파악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여성이라는 점때문에 주변의 기대가 너무 커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82년 복지부에서 사무관으로 첫발을 디딘 장과장은 그동안
가정복지, 노인복지, 아동복지, 생활보건, 연금제도과 등을 두루
거치면서 여성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꼼꼼한 일처리로 큰 현안 사업들을
문안히 처리해왔다는 게 선후배 관료들의 평.

14년간의 공직생활중 내무부 교육부 노동부 등으로 흩어진 보육시설
관리를 복지부 산하로 일원화한 것과 영유아보육법을 제정해 보육시설의
토대를 만드느라 밤샘작업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아이는 팽개쳐 두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장과장은 이번 인사에서 지금까지 여성이 한번도 거친적인 없는
공보과장과 법무담당관으로 거론되다가 업무경험이 있는 법무담당관에
최종 낙점됐다는 후문.

충북 제천 출신으로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장씨는 바쁜 공무원
생활가운데서도 이대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땄고 87년에는 네덜란드
사회과학연구소에서 여성학석사학위를 받기도한 학구파이다.

남편 박수복씨(39)또한 서울대 법대를 나와 변호사 개업을 하고 있어
이번 장서기관의 법무담당관 임명으로 부부가 나란히 법률의 세계를
여행하게된 셈이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