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이의춘기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중인 한국
대표단은 2일 저녁8시에 "한국경제의 전망과 과제"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

이날 토론회에는 강경식의원 김경원사회과학원장 김항덕유공부회장
허승주제너바대사 유장희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김진현서울시립대총장 손병두
한국경제연구원부원장 신영철한국능률협회컨설팅사장 한승주일민국제관계
연구소장등 한국측인사들이 대거 참석.

그러나 외국인 참석자가 예상밖으로 적어 한국대표단은 실망하는 빛이
역력.

강의원은 만찬을 겸해 열린 토론회에서 "김영삼 대통령 집권3년동안 중단
없는 개혁이 진행됐으며 첫해에 정치 사회부문, 94년에는 경제부문을 집중
개혁했고 95년에는 개혁의 키워드로 세계화가 강조됐다"고 역설.

강의원은 "한국에서는 영종도신공항 경부고속철도등 하드웨어부문과 경제
부문의 규제완화 정보화고속도로 교육개혁등 소프웨어부문을 동시에 정비
하고 있다"고 소개.

그는 이어 깨끗한 정부를 위해 권력의 탈중앙집권화와 대기업 경제력집중
억제등 정치경제분야의 개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냉전지역으로
남아있는 남북한관계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느냐가 21세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최대과제"라고 말했다.

외국인 참석자들은 주로 "남북한 통일은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 것 같으냐",
"남북한이 통일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느냐"는등 통일문제에
높은 관심을 표시.

<>.한국측대표단장인 최종현 전경련회장은 WEF창설자이자 현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씨와 2일 콩그레스호텔에서 회동.

슈밥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최회장이 한국대표단을 많이 이끌고 참석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시하고 다가오는정보화시대의 특징과 능동적인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 집중논의.

슈밥회장은 "WEF가 세계각국의 기업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최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면서 "이시스템은 BC(BEFORE COMPUTER)
시대의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해 최회장등 좌중이
폭소.

<>.북한대표단은 한국대표단과 기자들과의 접촉을 아예 기피하는 기색이
역력.

북측이 예정돼 있던 나진선봉지구투자설명회를 취소한 직후 만난 북한의
임태덕등 대표단원 2명은 "북조선에서 왔느냐"고 우리말로 묻자 한국말을
못알아듣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하지 않다가 영어로 질문을 하자
대답하는등 우리측과 만남 자체를 극도로 꺼려하는 듯한 인상.

북측의 이날 투자설명회취소는 참석자가 너무 적은데다, 그나마 대부분
한국측인사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리측기자들이 집요하게 접근하며 영어와 우리말을 번갈아가며
말을 걸자 비로소 우리말로 "바빠서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 "세계기업인들
을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을 뿐이다"라며 퉁명스럽게 말한후 어디론가
사라지기도.

북측인사들은 "투자설명회를 왜 취소했느냐"는 질문에 "당신네들은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에 대해) 다 알고 있지 않은가. 뭘 더 알아볼게
있는가"고 퉁명스럽게 반문.

이어 북한의 수해피해를 묻자 그들은 "국제기구에서 조사해 갔다"면서
자존심이 상한 듯한 표정으로 "당신들 일이나 걱정하라"면서도 전두환
노태우전대통령사건을 언급하는등 한국의 문제로 관심을 돌려 말하기도.

우리측의 한기자가 "솔직히 말해 군사정권시절에는 부끄러운 일이 많았다"
고 말하자 북측의 한 대표단은 "영삼이도 마찬가지"라고 공세.

<>.다보스회의는 시몬 페레즈 이스라엘수상 토마스 클레스틸 오스트리아
대통령 노르돔 라나르디 캄보디아수상등 20여개국의 정상과 전세계의 정치가
기업인 학자 관료등 1천5백명이 참가, "유엔경제정상회담"을 하는듯한
분위기.

인구 1만명의 스위스의 동부에 있는 휴양도시인 다보스시내는 이로인해
호텔예약이 동나 인근 클로스터시등지의 호텔까지도 모처럼 예약이 폭주하는
등 "다보스특수"를 톡톡하게 누렸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한국을 포함해서 전세계에서 5백명의 기자가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다보스는 특히 영국의 찰스황태자가 겨울이면 스키를 타러오는 등 세계적인
부호들의 겨울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