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등 세계 주요자동차업체들의 신차개발기간 단축경쟁이 치열하다.

업체마다 최고 4년이 족히 걸리던 신차개발기간을 2년이내로 줄이기 위한
방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차개발기간 단축여부는 자동차업체들의 21세기 생존전략의 핵심사안이다.

신차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간접비용 절감은 물론 소비자기호 변화에
신속히 대응,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신차개발기간 단축경쟁의 선두주자는 일 도요타자동차.

도요타가 4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도요타차체는 최근 소형 미니밴
모델 "입섬"을 15개월만에 개발, 오는 6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입섬의 개발기간은 특히 클레이모델 제작전의 디자인개발기간을 포함해도
19개월에 불과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도요타차체는 신모델개발을 결정하기까지의 복잡한 의사결정과정을 대폭
축소하고 세부디자인 변경작업및 안전성능실험등 전과정을 컴퓨터화해 개발
기간을 단축할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오토퍼시픽의 크리스토퍼 세더그렌은 "도요타차체가 19개월만에 새로운
자동차개발을 완료했다는 것은 자동차산업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업계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세더그렌은 "신모델 자동차 개념설정에서부터 생산에 나서기까지 일
업체들은 보통 26개월~30개월이, 미 업체들은 30개월~36개월이 걸린다"며
"도요타차체의 입섬모델 개발을 계기로 신차개발기간 단축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는 입섬모델외에도 소형승용차 "스타렛"모델을 디자인개발
기간 1년을 제외하고 15개월만에 개발완료하는등 현재 27개월정도인 신차
개발기간을 18개월선으로까지 끌어내린다는 계획이다.

마쓰다는 17개월만에 "카펠라"모델을 선보이는등 21개월선인 신차개발기간
을 15개월~18개월로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미쓰비시도 효율적인 자원활용과 가격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목표아래 신차
개발기간을 현행 24개월에서 18개월로 줄여 나갈 방침이며 혼다 역시
디자인구상기간을 포함, 36개월에 달하고 있는 신차개발기간을 24개월로
단축시킨다는 생각이다.

미 자동차3사(빅3)도 마찬가지다.

빅3는 최근의 엔화가치 안정세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의
미국시장확대공세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판단, 새로운 모델을 적시에
선보임으로써 교체수요를 창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빅3중 가장 빠른 기간내에 새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크라이슬러는 29개월선
인 개발기간을 24개월이내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크라이슬러는 최근 신형 "세브링" 컨버터블모델을 디자인확정이후 24개월
만에 개발했다.

포드 역시 최근 18개월만에 소형승용차 "에스코트"모델을 개량, 유럽시장에
선보인 것을 계기로 평균 37개월에 달했던 신차개발기간을 24개월로 끌어
내린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제너럴모터스(GM)는 평균 42개월인 신차개발기간을 97년까지
38개월선으로 줄여 경쟁업체를 따라잡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등 미.일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한 신차개발 "속도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