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LG 대우그룹 등 대기업그룹들은 최근들어 산업스파이나 도청을
통한 정보누출을 방지키 위해 산업보안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들 그룹들은 이달초까지 국가안전기획부로부터 처음으로 그룹차원의
산업보안교육을 받았으며 계열사공장과 연구시설등에 관한 현지보안교육계획
을 추가로 수립해놓고 있다.

이에따라 안기부는 올해말까지 10대그룹에 대한 산업보안교육을 실시키로
했으며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정밀화학등 주요업종과 첨단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등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도 현지보안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과 남양연구소에 대한 추가교육
을 안기부에 요청해놓고 있다.

삼성그룹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과 부천의 삼성전자
마이크로연구소에 대한 산업보안현지교육을 신청했다.

호남정유도 지난 6월 실시한 LG그룹본사의 산업보안교육이후 보안경각심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여천공장에 대한 추가교육을 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산업체로 분류된 32개업체의 보안담당관들이 국가정보연수원
에 입소해 2박3일간의 산업보안교육을 받았다.

산업보안교육을 받아본 기업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산업보안교육이 외국의 생생한 산업
스파이사례등을 연구해 대응책을 찾는 방식이므로 매우 유익하다"고 전했다.

안기부는 다음달초 행정부처관계관 정부출연기관 민간산업체 보안관리이사
와 담당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적인 산업보안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지난 93,94년에 이어 3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산업보안업무편람"등
책자 10여종과 미국 CIA 독일 BND등 외국정보기관의 보안활동사례도 소개될
예정이다.

"우리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럽게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과 경영 생산노하우의 보호가 필요하다. 안기부는 국가보안업무를
바탕으로 보안대책을 민간 산업부문에 전수시키기 위해 지도방문과 교육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안기부 C보안담당관).

안기부는 다양해지는 기업들의 산업보안교육수요에 대비해 세계각지의
보안관련 자료를 수집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지역의 모 컴퓨터보안장치제조회사를 찾아 실태조사를
벌였으며 미국의 산업보안단체가 발행하는 전문잡지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정보전문가들은 기업의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현행 법률을 대폭 손질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스파이행위에 대해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정조의 소극적인 법조항만이 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3장 "영업
비밀의 보호"중에서)

따라서 기업들이 정보관리를 철저히해 집안단속을 잘하는 것과 함께 법적인
보호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종업원의 불만과 이탈에 의한 비밀누출을 막기 위해 각자 기업의
문화에 맞는 최적의 보안관리모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