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신문 - LG경제연구소 공동기획 ]]]

<<< 정건수 기자 - 이지평 LG경제연 선임연구원 >>>

일본최대의 화장품업체인 시세이도는 기초기술연구에서 출발,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화장품을 개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시세이도는 고품질 고이미지 고서비스를 세계화의 기본전략으로 삼아왔으며
특히 고품질의 제품개발에 중점을 두고있다.

"기후 환경 피부색깔 습관등이 다르면 화장품에 대한 요구도 달라진다.
전혀 다른 해외의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여기서는 기술력이 뒷받침된 제품개발 능력이 관건이 된다. 시세이도
는 화장의 기본인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 창조를 위해 창업후 100여년동안
피부연구에 몰두해 왔다" 스기야마 신사쿠 홍보실 과장은 시세이도의
고품질 전략은 연구개발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시세이도는 전세계에 걸쳐 11개의 연구소를 두고 있다.

일본에만 제1연구센터에 4개(개발 기반기술 약제개발 안전성.분석센터),
2연구센터에 3개(의약품 라이프사이언스 뷰티사이언스)등 모두 7개다.

미국에는 하버드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지난해 설립한 MGH/하버드대학피부
과학연구소(CBRC)와 어드밴스트스킨리서치연구소, 프랑스 파리에 유럽
테크노센터등 3개의 해외연구소를 만들었다.

여기서 일하는 연구원은 약 1,000명.

이들 연구소는 신상품의 바탕이 되는 뛰어난 기초연구성과를 내놓고 있다.

CBRC가 대표적이다.

이연구소는 피부속에 있는 면역세포 일종인 "랑겔한스"세포와 신경이
연결된 모습을 레이저현미경으로 촬영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 성과는 면역과 신경의 상호작용으로 피부장애가 유발되는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공헌했다.

시세이도 연구소의 기초연구성과는 경쟁력 높은 신제품으로 이어진다.

대표적 예가 자외선을 무력화시키고 투명한 피부를 만들 수 있는 첨단소재
인 "루미너스 파우더(산화아연 발광체)"와 주름살제거용 기초화장품 "슈퍼
리바이탈"이다.

피부의 성분이나 생체기능에는 세계 모든 인종이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피부에 관한 기초연구는 세계시장 전체적 차원에서 활용한다.

그러나 실제 제품개발 단계에서는 현지인의 기호나 습관 기후차이등을
감안하여 각국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한다.

아시아에서는 "하얀 얼굴"을 강조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럽이나
미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제품에서는 주름제거를 핵심포인트로 삼고
있다.

해외의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기술개발 노력은 피부연구뿐만 아니라
신경 면역 내분비 노화 메커니즘 두뇌 스트레스문제등 "종합인간과학"
영역에서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들면 향과 인간 뇌파의 관계에 관한 연구(향에 따른 인간 뇌세포
움직임을 첨단장비로 관찰,제품화에 활용), 치매환자에 대한 화장의 심리적
효과 분석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고이미지 전략은 화장품의 생명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파리 진출을 통해 명성을 얻는데 주력해
왔다.

화장품에 관한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로레알 크리스티앙
디오르 샤넬등 프랑스기업의 본거지인 파리에 진출하는 전략은 향수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공략이었다.

유럽 화장품시장은 아시아권과 달리 향수의 매출비중이 30~40%로 높을
뿐만 아니라 좋은 향수를 공급하는 것이 일류 화장품업체로 인증을 받는
기본 조건이다.

80년대에 뒤늦게 새로운 분야인 향수사업을 파리에서 시작한다는 전략은
다소 무모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세이도는 파리 굴지의 고급 미용실 "카리타"그룹에 대한 M&A
(기업매수합병)를 통해 발판을 마련했다.

고급 미용실 "카리타"는 프랑스 사교계에서 각국의 귀족 대부호부인 유명
배우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시세이도는 이 "카리타"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에
주력하는 한편 미용실사업(미용실 체인경영,기술지도,제품공급,공동제품
개발)을 프랑스는 물론 세계각지에서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갔다.

마지막으로 시세이도의 고서비스전략은 고객 시각의 마케팅활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객과의 대화를 중요시해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요구사항
파악에 주력하기도 한다.

해외시장에 진출할때는 면밀한 시장조사를 하면서 기존 제품으로 진출이
가능한지, 기존제품의 개선 포인트는 무엇인지를 검토한다.

특히 현지에서 최고급의 명성을 얻고 있는 백화점을 판매망으로 확보하는데
나섰다.

스기야마과장은 "영국 할로드, 미국 블루밍 데일, 한국 롯데 백화점등
최상급의 판매망을 갖추는 한편 최상급의 정보매체를 통해 세련된 광고를
하는 전략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시세이도는 유럽 미주 아시아등 40여개국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해외시장 판매용 제품은 주로 해외에서 생산하며 해외생산 비율은 50%를
넘는다.

특히 향수제품의 경우 프랑스 파리근교의 지안시에 있는 공장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로드 잇세이,잔 폴 골치에)과 시세이도 브랜드 제품을
생산 수출하고 있다.

중국에는 지난91년 "자생당려원화장품유한공사"를 설립해 94년1월부터
"오플레"라는 중국여성용 고급화장품을 내놓았고 북경에 뷰티센터를 개설,
미용상담을 중심으로한 광범위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화장품산업은 국민소득이 1,000~1만달러사이에서 고속성장한다. 이런
점에서 동남아시아, 특히 중국시장이 유망하며 앞으로 전략시장으로서
집중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스기야마과장)

시세이도는 "미에는 국경이 없다"는 모토를 글로벌상품으로 변모한 화장품
산업에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