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사람들] (14) 정보맨 <1>..200여명 산발조직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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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하오 3시. 여의도 G카페. 매주 이시간이면 어김없이 이곳에
모여드는 일단의 인물들이 있다.
이름하여 화요회. 그러나 화요일인 28일 이 G카페에 나타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식사후 커피를 즐기는 손님도 사라진 어중간한 시간. 칸막이식의
적당하게 은밀한 카페엔 이날 적막만이 흘렀다.
증권감독원의 엄포에 이어 검찰까지 동원된 풍문단속의 선풍이 불면서
모든 것은 갑자기 일상으로 돌아갔다.
은밀한 속삭임도 반짝이는 어둠속의 눈동자도 사라졌다.
배가 불룩한 낡은 봉투,깨알같은 글씨가 촘촘이 씌인 수첩들,나이와
연배가 달라보이는 넥타이 차림의 신사들이 모여들어 무릅을 맞대고
수근대는 모습. 그러나 벌써 일주일째 여의도 카페들에 잔영만을
남겨놓고 갑자기 사라진 군상들이다.
바람이 불땐 가만히 엎드려야하는 증권사 정보맨들. 그리고 그들의
은밀한 모임. 아마도 이모임들은 오는 지방자치선거때까지는 잠수할
것이며 정보맨들도 시치미를 떼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이들 익명의 정보맨들은 직급도
다양해 이사부터 말단 사원까지 비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현재 본격적인 활동을 갖고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정보회의는 대략
30개에 인원은 2백여명 정도.
매주 화요일에 만난다고 해서 "화요회", 목요일에 모이는 "목요회"등이
있고 어둠속에서 정보를 캔다해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라는 독특한
별명을 가진 조직도 있다.
"아리송회"가 있고 "날라리팀","오리지널팀"도 정보계통에선 어렴풋이
존재가 알려져있다.
카페군단도 빼놓을수없고 웨스트 사이드스토리라는 영화제목이 붙어있는
정보모임도 있다.
암호같은 이름뒤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고 나름의 특색이 있다.
종목개발 정보는 날라리팀이요 "웨스트-"는 주로 정치관련 정보를
캔다.
화요회등의 이름은 정보내용도 본사에 보고되는 거의 공식적인 모임들.
기타는 자생조직이며 자기가 속한 증권사에 정보내용을 보고하지도
않는다.
철저한 비밀결사의 세계라고할까.
정보회의의 구성원이 증권사직원에 국한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과 제2금융권의 직원들이 있고 국회의원 보좌관,사채업자의 수하
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증권감독원등 감독기관의 정보담당 직원도 어엿한
정보회의 멤버들이다.
"지난 5.6공때는 국가 정보기관의 비선조직도 정보회의와 끈을 대고
있었지요" 지금은 투자분석부장을 맡고 있는 D증권사 고참정보맨의
말이다.
"정보회의는 지난 70년대말경부터 산발적으로 조직되기 시작했고 증시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활성화됐다"는 것은 이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
증보맨 P씨의 설명.
증권회사들이 대거 여의도로 옮겨 오면서 정보회의 장소도 여의도로
옮아왔다.
그전에는 강남의 리버사이드호텔이나 명동인근의 세종호텔 로얄호텔
그리고 주점들이었다.
정보회의 역사만큼이나 실적도 적지 않다.
예를들어 80년대 장영자사건은 사건 6개월전에 거의 전모가 알려질
만큼 단단한 정보망을 자랑했다.
"지난해 8개의 부도기업가운데 6개사가 정보회의에 사전에 감지됐었다"고
D증권사의 K과장은 강조하고있다.
그러니 돈이 흐르는 증권가에 정보맨이 존배할 수 밖에.
"풍문이라는 이름의 풍차"를 돌려야 하는 정보맨들. 단속의 바람이
자고나면 여의도카페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9일자).
모여드는 일단의 인물들이 있다.
이름하여 화요회. 그러나 화요일인 28일 이 G카페에 나타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식사후 커피를 즐기는 손님도 사라진 어중간한 시간. 칸막이식의
적당하게 은밀한 카페엔 이날 적막만이 흘렀다.
증권감독원의 엄포에 이어 검찰까지 동원된 풍문단속의 선풍이 불면서
모든 것은 갑자기 일상으로 돌아갔다.
은밀한 속삭임도 반짝이는 어둠속의 눈동자도 사라졌다.
배가 불룩한 낡은 봉투,깨알같은 글씨가 촘촘이 씌인 수첩들,나이와
연배가 달라보이는 넥타이 차림의 신사들이 모여들어 무릅을 맞대고
수근대는 모습. 그러나 벌써 일주일째 여의도 카페들에 잔영만을
남겨놓고 갑자기 사라진 군상들이다.
바람이 불땐 가만히 엎드려야하는 증권사 정보맨들. 그리고 그들의
은밀한 모임. 아마도 이모임들은 오는 지방자치선거때까지는 잠수할
것이며 정보맨들도 시치미를 떼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이들 익명의 정보맨들은 직급도
다양해 이사부터 말단 사원까지 비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현재 본격적인 활동을 갖고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정보회의는 대략
30개에 인원은 2백여명 정도.
매주 화요일에 만난다고 해서 "화요회", 목요일에 모이는 "목요회"등이
있고 어둠속에서 정보를 캔다해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라는 독특한
별명을 가진 조직도 있다.
"아리송회"가 있고 "날라리팀","오리지널팀"도 정보계통에선 어렴풋이
존재가 알려져있다.
카페군단도 빼놓을수없고 웨스트 사이드스토리라는 영화제목이 붙어있는
정보모임도 있다.
암호같은 이름뒤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고 나름의 특색이 있다.
종목개발 정보는 날라리팀이요 "웨스트-"는 주로 정치관련 정보를
캔다.
화요회등의 이름은 정보내용도 본사에 보고되는 거의 공식적인 모임들.
기타는 자생조직이며 자기가 속한 증권사에 정보내용을 보고하지도
않는다.
철저한 비밀결사의 세계라고할까.
정보회의의 구성원이 증권사직원에 국한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과 제2금융권의 직원들이 있고 국회의원 보좌관,사채업자의 수하
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증권감독원등 감독기관의 정보담당 직원도 어엿한
정보회의 멤버들이다.
"지난 5.6공때는 국가 정보기관의 비선조직도 정보회의와 끈을 대고
있었지요" 지금은 투자분석부장을 맡고 있는 D증권사 고참정보맨의
말이다.
"정보회의는 지난 70년대말경부터 산발적으로 조직되기 시작했고 증시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활성화됐다"는 것은 이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
증보맨 P씨의 설명.
증권회사들이 대거 여의도로 옮겨 오면서 정보회의 장소도 여의도로
옮아왔다.
그전에는 강남의 리버사이드호텔이나 명동인근의 세종호텔 로얄호텔
그리고 주점들이었다.
정보회의 역사만큼이나 실적도 적지 않다.
예를들어 80년대 장영자사건은 사건 6개월전에 거의 전모가 알려질
만큼 단단한 정보망을 자랑했다.
"지난해 8개의 부도기업가운데 6개사가 정보회의에 사전에 감지됐었다"고
D증권사의 K과장은 강조하고있다.
그러니 돈이 흐르는 증권가에 정보맨이 존배할 수 밖에.
"풍문이라는 이름의 풍차"를 돌려야 하는 정보맨들. 단속의 바람이
자고나면 여의도카페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