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융사들이 덕산그룹 부도사건이후 중견기업에 대해 무담보 신규대출및
대출연장을 꺼리고 있어 해당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투금업계에 따르면 덕산그룹및 고려시멘트 계열사에 무담보 대출을 많
이 해줬다가 부실채권을 떠앉게 된 투금사들이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다.

D,J투금등은 최근 K기업에 대한 신용대출만기가 돌아오자 지금까지 해오던
자동 대출연장을 거절했다.

이에 K사는 계열사의 지급보증을 제시했으나 거래 투금사로부터 "덕산그룹
계열사 대출 때 관련기업인 고려시멘트의 지급보증을 믿었다가 당했다"는 이
유로 거부당했다.

투금사 대출담당자들은 "통상 3개월짜리 기업어음(CP)등의 만기가 도래하면
만기를 3개월 연장시켜줬으나 덕산그룹 사건이후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
대출연장을 해줄 경우에도 신용도를 다시 조사해 결정하는 실정"이라고 밝혔
다.
제2금융권은 또 회사재산은 법정관리 결정시에 채무동결로 채권회수가 장기
간 유보된다는 이유로 주주나 경영진의 개인부동산 또는 주식을 담보로 요구
하고 있다.

그러나 돈을 빌리려는 중견기업들은 "신흥 중견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무리
하게 사업을 확장한 덕산그룹과 동일한 부실기업으로 평가하는 것은 편견"이
라며 담보제공을 꺼리는 실정이다.

금융계는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에는 대출이 몰리고 중소기업은 자금난을 겪
는 자금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