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간의 화제는 "세계화"다. "세계화=세대교체"라는 등식도 일반화
돼있다.

은행임원인사도 예외는 아닐 듯하다.

유시열한은부총재는 이사에서 감사와 은행감독원부원장을 제치고 부총재로
"직진"했다.

이종연조흥은행장은 "3연임포기"를 선언했다.

임원교체폭이 어느해보다 클 것이란걸 예감케하는 징후들이다.

올해 임기를 맞는 임원은 은행장급을 제외하고도 98명에 달한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각각 54명과 21명이 진퇴의 갈림길에 내몰려
있다.

특수은행에서도 23명이 옷을 벗느냐 마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

중임한 임원의 경우 승진하지 못하면 꼼짝없이 은행을 그만둬야만
한다.

이 조흥은행장의 "용퇴결정"은 곧 감독당국의 "3연임불가"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초임임기가 만료되는 사람들도 연임을 장담할순 없다.

임기가 되지 않은 임원들중에서 퇴진하는 사람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
할수 없다.

따라서 적어도 50여명정도는 "물갈이"되지 않겠냐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특히 새 행장을 맞이할 조흥은행과 지난해 은행장이 바뀐 한일 서울신탁
외환은행등은 "파격"에 가까울 정도로 교체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흥은행은 우찬목전무의 행장승진을 전제로 할때 누가 전무가 될
것이냐가 관심사다.

전무후보론 서열상 이균섭감사와 장철훈수석상무가 우선 꼽힌다.

그러나 이감사는 우전무와 입행동기(59년)란 점이,장상무(60)는 우전무
(59)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이 핸디캡이다.

따라서 주니어임원중에서 전무로 전격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초임임기가 되는 허종욱 조남용 유병인 위성복 문희창상무는 저마다의
강점이 있어 "중도하차"여부를 쉽게 점칠수 없다.

그러나 이들중 적어도 2명은 자회사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는게 내부의
관측이다.

한일은행은 이관우행장이 "혁신의지"를 어느정도 실행에 옮길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 임원들이 경쟁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화"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대교체의 당위성은 어느 은행보다 강하다.

따라서 장기팔전무를 비롯 임기만료되는 5명 모두 교체대상에 올라있다.

그러나 이행장이 공석중인 전무 1명을 선임한다는 구상이어서 이요섭
김해도상무중 한사람이 전무로 승진할것이란 예상이 많다.

특히 장전무가 퇴진할 경우엔 주니어상무를 전무로 발탁해야한다는게
직원들의 정서다.

서울신탁은행은 이동대감사의 거취가 변수다.

감사로서 중임한 선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감사는 일단 퇴진이
유력하다.

그러나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직원들도 상당수여서 뚜껑을 열기
전엔 결과를 장담할수 없다.

중임임기가 만료되는 구선회수석상무는 이감사가 퇴진할 경우엔 감사로
옮길 개연성이 많다. 그렇지않으면 옷을 벗는게 불가피하다.

이밖에 초임임기가 만료되는 여현동 김영휘 김인철상무중 2명정도는
은행을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외환은행의 경우 임기만료되는 임원은 유영설상무 1명뿐이다.

그러나 어떤식으로든 장명선행장의 의지가 담긴 임원인사가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전무자리가 그렇다.

장행장은 이장우전무의 거취와 관계없이 복수전무를 둘 방침이다.

그럴 경우 박준환 조성진상무중 한사람,또는 두사람 모두 전무로 승진할
공산이 크다.

또 전북은행의 대주주인 삼양사와 관련있는 유종 상무가 전북은행장으로
나가고 캐나다현지법인사장등으로 현 임원이 임명된다면 세대교체회오리는
상당히 거셀듯 하다.

임기만료임원이 7명으로 가장 많은 상업은행은 배찬병전무를 제외하곤
6명 모두 연임이 불투명하다.

이들이 초임이긴하지만 지난해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재도약분위기를
몰아가기위해 3명정도는 물갈이될것으로 점쳐진다.

당분간 단수전무제로 간다는게 정지태행장의 생각이어서 전무승진도
없을듯 하다.

만약 신삼규감사가 용퇴할 경우 구자용수석상무의 감사선임이 유력하다.

신한은행은 전무중임이 끝나는 유양상전무와 강신중전무대우의 거취가
관심사다.

유전무는 "3연임불가"에 해당된다.

강전무대우는 지난해 "3연임" 조건으로 "1년만"이란 조건을 달았섰다.

이밖에 동화은행에선 이동균전무의 연임은 확정적이다.

그러나 중임임기가 만료되는 김두현 정일훈 장진명상무의 퇴임은
불가피하다.

김종덕제일은행전무와 남귀종대동은행전무 나영두동남은행전무 박태규
평화은행전무는 연임쪽으로 기울고 있다.

물러난 사람들과 공석중인 자리는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사람들로
채워질게 분명하다.

연공서열에서 탈피한 발탁성인사가 보편화될것이란 얘기다.

전통적으로 임원1순위였던 종합기획부장 여신기획부장(심사부장)인사부장
영업부장외에 국제부장 전산부장등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 것도 이때문이다.

은행장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선 지점장에서 곧바로 "별"을 다는 사람도
상당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임기를 맞는 시중.지방은행의 감사가 10명에 이르는 점과 관련,
한은이 이 자리를 얼마나 차지할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은출신으로 퇴임이 확실시되는 신한 한미은행감사자리를 포함 3-4개의
자리는 보장돼야한다는게 한은의 바램이다.

지난해 일기 시작한 세대교체바람은 올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세계화원년이다.

세대교체바람이 태풍으로 비화될지,찻잔속의 미풍으로 끝날지는 은행장
들이 세계화조직으로 거듭나기위한 결단을 내릴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6일자).